27일 넷플릭스 공개
19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아픔을 장르적으로 풀어내며 여운을 남겼던 ‘경성크리처’가 시즌2에서는 현대로 배경을 옮겨 돌아왔다.
시즌1 공개 당시 느린 전개와 올드한 연출에 아쉬움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는데, 시즌2에서는 현대로 배경을 옮긴 만큼 긴박한 전개로 앞선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여전히 캐릭터들의 ‘감정’에 방점을 찍고 있어 답답함이 완전히 해소되진 못한다.
2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2’는 2024년 서울,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박서준 분)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한소희 분)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는다. 언론 시사회를 통해 총 7부작 중 3회까지 공개됐다.
시즌1이 크리처가 왜 탄생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를 설명하며 일본의 만행을 드러냈다면 시즌2는 그것이 ‘현재’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그려낸다. 극 초반 화려한 경성의 모습을 부각하며 숨겨진 아픔을 극대화했던 전 시즌과 달리, 시즌2의 초반은 남다른 스케일의 액션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에 시즌1보다는 콘텐츠를 좀 더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시즌1에서 탄생한 크리처가 지금은 또 다른 방식으로, 더 업그레이드 돼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안기는 한편, 그 배후에 대한 힌트들을 조금씩 풀어내며 궁금증을 유발하는 영리한 방식도 취한다.
물론 ‘크리처물’로 기대감을 키운 뒤, 크리처의 활약이 아닌 주인공들의 감정을 통해 애틋함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신파가 지나치다’,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시즌1과 마찬가지로 ‘경성크리처2’ 또한 ‘재미’에만 초점을 맞출 순 없다.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을 되새기는 ‘경성크리처’ 시리즈의 메시지가 확고한 만큼 시즌2에서도 주인공들의 ‘애틋한’ 서사가 극 전반에 깔려 있다.
이에 아쉬움이 완전히 해소되진 못했다. 액션으로 시선몰이를 한 뒤, 각종 미스터리들로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3회 내내 ‘떡밥’들은 ‘물음표’로만 남아있어 ‘전개가 빠르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다. 채옥과 태상을 꼭 닮은 호재의 정체는 물론, 새롭게 등장한 비밀 정예 요원 쿠로코 요원들을 향한 의문까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어 시즌1과의 연결성도 잘 와닿지 않는다. 호재를 향한 채옥의 애틋함, 채옥을 향한 호재의 알 수 없는 이끌림 등 두 주인공의 감정을 부각하며 전 시즌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과잉 됐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액션과 로맨스가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낯선’ 작품이 된 ‘경성크리처’의 두 번째 시즌을 향해 기존의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낼지도 의문이다.
다만 전 시즌에 이어, 시대의 아픔을 놓치지 않고 전해내는 ‘경성크리처’ 시리즈의 ‘뚝심’만큼은 빛난다. 경성을 배경으로 그 아픔을 직접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대를 배경으로 어떤 유의미한 메시지를 남기게 될지, ‘경성크리처’의 방대한 서사가 어떤 필요한 주제로 귀결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