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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안 내고 연락두절 도망다녀도, 임대인만 불리한 나라…이게 법인가? [디케의 눈물 324]


입력 2024.11.05 20:15 수정 2024.11.05 20:16        박상우기자 (sangwoo@dailian.co.kr), 김남하 기자

임대인, 임차인에게서 몇 달째 월세 받지 못 해…일부러 연락 피하며 새벽에 임대한 집에 몰래 들어가

법조계 "강제퇴거 민사소송(명도소송) 시간 오래 걸려 임대인 불리…임차인 재산 없으면 돈 못 받아"

"새벽 시간에 몰래 임대한 집에 들어가고 있다면 형사적 고소도 가능…취주(取宙) 사기죄 성립"

"임대인, 답답하더라도 임의로 임차인의 집에 들어가 짐이나 물건 옮기면 안 돼…주거침입죄 성립"

ⓒ게티이미지뱅크

임차인이 밀린 월세를 몇 달씩이나 내지 않고 임대인의 연락을 일부러 피하며 심지어 야반도주까지 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임대인들은 긴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드는 명도소송을 통해서만 겨우 강제 퇴거를 시킬 수 있고, 이마저도 임차인의 재산이 없으면 밀린 월세 등은 아예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임차인이 월세를 2회 이상 미납했을 경우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강제퇴거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동시에 취주(取宙)로 인한 사기죄로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차인의 연락이 두절된다고 해서 임대인이 임의로 문을 개폐해 집 내부에 들어가게 되면 주거침입죄 등이 성립돼 형사처벌을 받거나 불이익을 볼 수 있다며 공시송달을 하는 등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임대인 A씨는 임차인 B씨로부터 몇 달째 월세를 받지 못하고 있다. A씨는 밀린 월세를 받기 위해 B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B씨는 일부러 통화를 거절하는 등 연락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그러면서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 임대한 집에 들어간 흔적은 계속 확인되고 있어 A씨의 근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임차인이 월세를 2회 이상 밀렸을 경우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강제퇴거 민사 소송도 진행이 가능하다"며 "다만, 강제퇴거 민사소송, 명도소송 절차는 매우 오래 걸려 임대인에게 불리하다. 임대인은 월세가 밀린 경우 이후 법적인 대응을 위해서라도 임차인에게 문자 메세지와 카카오톡을 보내고 이를 피할 경우 내용증명 발송과 현관문에 안내장 부착 등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DB

판사 출신 문유진 변호사(판심법무법인)는 "집주인은 민사적으로 월세를 청구하는 지급 명령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형사적 고소도 가능하다. 실제로 임차인은 전화를 걸면 신호는 가는데 연락은 거부하고 있고 새벽 시간을 이용해 자신이 임대한 집에 들락거린 흔적이 있다고 한다. 이는 월세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계속 해당 임차물에 거주하는 것으로 봐야 하고 식당에서 음식값을 지급할 의사 없이 음식을 주문하고 먹는 취식(取食)사기와 마찬가지로 취주(取宙)사기가 성립한다"고 전했다.


법조계에는 이런 경우라도 임대인이 임의로 임차인의 집에 들어가 짐이나 물건 등을 다른 데로 옮기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예림 변호사(법무법인 심목)는 "임대인이 임의로 문을 개폐해 거주지 내부로 들어가거나 짐을 옮긴다면 주거침입죄 등이 성립돼 형사처벌을 받는 등 불이익을 볼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차인이 연락이 되지 않을 때 임대인은 '의사표시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 공시송달은 임차인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연락이 닿지 않을 때 법원이 임대인의 의사를 게시판에 공고해 법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이다. 임차인이 통보를 직접 받지 않았더라도 공시송달이 완료되면 임대인의 의사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후에도 임차인이 집을 비워주지 않는다면 임대인은 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명도소송은 임차인이 집을 인도하지 않을 때 임대인이 강제로 퇴거를 요구할 수 있는 소송 절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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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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