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안 쓰고 캠퍼스 내 '속옷시위女', 법적처벌 피한 이유는

ⓒSCMP

히잡 착용 단속에 항의하며 속옷 차림으로 캠퍼스를 활보한 이란의 한 여대생이 법적 처벌을 면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테헤란의 한 대학에서 속옷만 입은 여학생에 대해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사법부 대변인 아스가르 자한기르는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가족에게 인계됐다"며 "그에 대한 법적 소송은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지난 2일 테헤란 소재 이슬람아자드대학교 이과대학에서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 캠퍼스를 활보했다. 그는 학교 직원들의 제지를 받은 후 도덕경찰에 의해 차로 연행됐다.

이러한 모습은 2분 39초 분량의 영상에 담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됐다.

외신은 "도덕경찰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을 공격하고 옷을 찢었다"며 "여성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속옷만 입고 광장에 서 있던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 측은 "학생에 대해 단속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나 폭행은 없었다"며 "캠퍼스에서 음란행위를 한 학생을 보안요원이 조처한 후 사법기관에 넘겼는데, 조사 결과 학생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을 모욕하는 사건 영상을 더는 유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 이란 지부는 "이란 당국은 폭력적으로 체포된 대학생을 무조건 바로 풀어줘야 한다"며 "석방 전까지 당국은 그를 고문 등 학대하지 말아야 하고 가족 및 변호사와 접촉하는 것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