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약 먹이고 男50명 불러내 강간…그 남편 "난 다 잃었다"

지난 9월5일 지젤 펠리코(가운데 왼쪽)가 변호사 스테판 바보뉴(오른쪽)와 함께 프랑스 아비뇽 법원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아내에게 수십 년간 몰래 약물을 먹이고 모르는 남성 수십 명을 집으로 불러들여 강간하게 한 프랑스 남성에게 검찰이 25일(현지시간)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날 BFM 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 첫날 핵심 피고인인 도미니크 펠리코(72)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펠리코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아내인 지젤 펠리코(72)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 이후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사건의 최고 형량인 징역 20년은 매우 무거운 형벌이지만 이번 사건의 반복성과 중대성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재판은 타인과의 관계, 가장 친밀한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을 뒤흔들었다"며 "우리는 우리의 욕구·감정·욕망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그런 감정 등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재판의 핵심은 유죄냐 무죄냐가 아닌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재판 과정은 "나는 부끄러울 게 없다"는 피해자 지젤의 요구로 대중에 공개됐다. 지젤은 검찰의 구형에 대해 "징역 20년은 긴 세월이지만 내게는 충분치 못하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펠리코는 재판 시작부터 본인의 혐의를 인정했다. 펠리코는 "내가 한 일은 유죄"라면서 "나는 모든 걸 망쳤고 모든 걸 잃었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