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4시 발효…양측 병력 철수하고 레바논군 투입
이스라엘과 친이란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 공격 이후 13개월 만에 휴전에 전격 타결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9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포하고 지상전을 벌인 후로는 2개월여 만이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소집한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26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부터 2시간30분 가량 회의 끝에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10대 1로 통과시키고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27일 오전 4시부터 60일간 양측의 공습과 교전이 중단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안 제출에 앞서 9분여에 걸친 화상연설을 통해 "10월 8일 레바논에서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한 헤즈볼라는 1년이 지난 지금은 같은 헤즈볼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 핵심 중의 핵심(Axis of axis)인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조직의 최고 지도부를 궤멸시켰으며 ▲로켓과 미사일을 대부분 파괴했고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으며 ▲우리 국경에 인접한 지하 테러 기반 시설과 그들이 수십년 간 구축해온 인프라를 파괴했다"며 전쟁의 성과를 일일이 나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이유에 대해서는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우리 군의 숨을 돌리고 재고를 보충하고, 전선은 분리해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이 향후 60일 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레바논이 정규군 5000명 이상을 해당 지역에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30㎞ 떨어진 리타니 강 북쪽으로 철수하게 된다.
휴전이 이뤄지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은 13개월여(416일) 만에 종식된다. 하마스와의 전쟁에 집중하던 이스라엘이 지난 9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포하고 지상전을 벌인 후로는 2개월여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 합의를 받아들였다”며 협상을 중재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지옥을 지나온 가자지구 주민들도 교전 중단을 맞이해야 마땅하다”라며 가자 휴전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서도 “하마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며 “(이스라엘인)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적대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미국 중재 협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이날 휴전 협상타결 직전까지도 공습을 주고 받았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10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응해 헤즈볼라는 이날 오후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에 로켓 15기를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휴전안을 무시하고 다시 이스라엘 북부 국경을 위협할 경우 즉각 보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하고 무장을 시도하거나 국경 근처에 테러 인프라를 재건하려고 할 경우, 로켓을 발사하거나 로켓 탑재 트럭을 가져올 경우, 터널을 팔 경우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