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공실률 2.39%, 상권 살아나…성수동은 '핫플'로
"내년 상가 리스크 커질 시기, 반등 모멘텀 부족"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상가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형쇼핑몰에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반면, 소규모·지역 상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e커머스와 배달전문점 등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3분기 명동 공실률은 2.39%로 지난해 같은 기간(19.66%) 대비 17.37%포인트(p) 떨어졌다.
2021년 4분기 최고 50.27%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던 명동은 2022년 3분기 36.94%, 2023년 3분기 19.66%, 2024년 3분기 2.39%로 매년 약 17%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자연공실률은 5%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해 주거, 상업 등 부동산 시장 전반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곳은 성동구 성수동이다. 크래프톤, 무신사로 대표되는 오피스 시장과 각종 팝업 스토어가 들어섰던 리테일 시장, 트리마제와 갤러리아포레 등의 고급 아파트까지 다양한 이슈가 몰린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올 3분기 전국 상가 거래량은 2830건으로 지난해 3분기 7065건 대비 59.94% 줄었다. 코스트코나 스타필드 등의 대형 상권이 늘어나며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분양상가 등 소규모 상가의 유동인구 및 배후수요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저렴하고 작은 공간을 임차한 소규모 물류시설 '다크스토어'의 등장, 당일 및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e커머스의 고착화 등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으로 인해 필요 면적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도 소규모 상가 가치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도 급등한 외식비도 문제가 됐다. 외식물가가 상승하면서 외식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의하면, 2020년 평균 2385원 수준이었던 김밥가격은 2021~2024년 4년간 7.5%, 9.0%, 8.1%, 6.7%로 매년 상승하더니 2024년 평균 3409원까지 올랐다.
2024년에 오름 폭이 다소 적은건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외식가격 상승에 지친 소비자의 눈에는 편의점 김밥이 가성비가 좋아보이게 됐고 외식을 기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단 분석이다.
전국 사업자 수는 펜데믹이 뉴노멀이 되어가던 2022년 2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후 2024년 2분기, 2022년 1분기 수준으로 회귀했다.
2022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던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의 국내총생산은 다시 2024년 3분기 들어 2022년 1분기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2년부터 크게 증가하기 시작하고 2024년부터 증가폭이 하락했지만, 펜데믹에 지쳐버린 자영업자는 물가상승까지 버틸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를 살펴보면,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023년 7월 0.45%에서 2024년 7월 0.61%로 YoY(전년대비 증감률) 기준 0.16%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이 2023년 7월 0.12%에서 2024년 7월 0.05%로 YoY 기준 0.07%포인트 감소한 모습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상가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커질 시기로 판단했다.
차태회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올해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며 반등할 수 있는 시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상가를 낮은 가격에라도 받아줄 구매자가 많지 않은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는 무리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닌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대출이자만 지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장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며 준비가 되지 않으면 상가투자는 삼가는 것이 가장 나은 판단"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