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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탄핵 가결...과거 사례로 본 향후 증시 향배는


입력 2024.12.15 10:31 수정 2024.12.15 10:42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국회 의결 후 헌재 결정까지…상승-하락으로 ‘상반’

정치·사회적 상황 ‘주목’…낮은 밸류에이션 긍정적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419회 국회(임시회) 제 4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통과되면서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배에 이목이 쏠린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앞서 두 차례 대통령 탄핵안 통과시 증시가 상반된 흐름을 보인 터라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8년 전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20년 전인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각각 상승과 하락으로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정확히 8년 전인 지난 2016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됐고 3개월 뒤인 이듬해 3월 헌법재판소에서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에도 탄핵안 의결 한 달 전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변수가 동일하게 있었던 점이 올해와 더욱 유사한 상황이다.


당시 탄핵 심리 기간은 92일(2016년 12월9일 청구·2017년 3월10일 선고)로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 이듬해 3월 10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3% 상승하는 등 탄핵안 가결과 인용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 줬다.


2017년 한 해 전체로 보면 코스피 연간 수익률이 22%로 호조를 보였는데 이전해(2016년) 마이너스를 보이던 수출 증가율이 2017년 플러스로 반전하며 국내 수출 경기가 호조를 보인 것도 증시 상승 동력이 됐다.


반면 2004년 이뤄졌던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는 이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기각까지 탄핵 국면 동안 코스피지수는 11.66% 하락했는데 탄핵 심의 기간이 63일(2004년 3월12일 청구·5월14일 선고)로 박 전 대통령에 비해 짧았던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 폭이 더 컸던 셈이다.


당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악영향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당시 탄핵 정국의 경우, 국회의 탄핵안 통과 후 대규모 촛불 시위가 발생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국정농단 사태로 촛불 시위가 발생해 국회 탄핵안 통과로 귀결된 2016년과는 다소 흐름이 다른 측면이 있다.


또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된 후 반등해 그 해(2004년) 코스피 연간 수익율은 11%로 양호했다. 당시 국내 수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며 호조를 보인 것이 증시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지수,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이러한 상반된 과거 사례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쉽계 예단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회에서의 탄핵안 통과 후 헌재의 최종 결정까지 정치적·사회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부진에 수출 감소 등의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 미국 등 해외 증시와 달리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은 향후 증시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6배로 과거 금융위기 때도 PBR이 0.8배는 됐던 것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은 편으로 정치적 불확실성만 걷히면 시장 회복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둘 수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윤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코스피·코스닥지수가 4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하며 각각 5.67%(2360.58→2494.46), 10.64%(627.01→693.73) 오른 것도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비상계엄 조치에 따른 탄핵 국면 전에도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관세 리스크 부상 등으로 증시가 약세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섣부른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탄핵의 공이 헌재로 넘어가면서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는 줄어드는 국면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많이 약화된 데다 내수·수출 동반 부진 등 기업들을 둘러싼 경제·무역 환경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외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드라마틱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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