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 지난 10월 청주시 한 산후조리원서 영아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
범행 전 산부인과 의사에 "출산 전 장애아라는 사실 왜 몰랐나" 수차례 항의
경찰, 피고인 휴대전화서 아이 살해하려고 산부인과 의사와 공모 정황 파악
청주에서 팔에 장애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생후 일주일 된 장애 영아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검 형사1부(유옥근 부장검사)는 전날 살인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구속기소 하고 남편 30대 B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지난 10월10일 충북 청주시 한 산후조리원에서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영아를 침대에 엎어놔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전날 밤 조리원 같은 방에서 아이와 함께 잠을 잔 부부는 "일어나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아이는 침대에 엎드린 채 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베개를 고여 놓고 아이를 비스듬하게 눕히긴 했으나 엎어 놓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이가 한쪽 팔에 장애가 있는 점과 홀로 자세를 바꿀 수 없는 점 등에 주목해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이들 부부가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인 60대 C씨와 공모한 정황을 파악했다.
산후조리원 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알려주는 등 범행을 공모한 혐의(살인)로 C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을 기각했다.
C씨는 “출산 전 장애아라는 사실을 왜 알지 못했느냐”며 A씨 부부의 항의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C씨는 공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씨에 대한 보강 수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