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수준과 비슷…코스닥 이전↓·상폐↑
기술특례상장 기업 증가에…코넥스 매력도 ‘뚝’
비상장시장보다 관심 낮아…거래량 제로 ‘다수’
국내 주식 시장에서 코넥스(KONEX)가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자 기업은 물론 투자자와 증권사들까지 외면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코스피와 코스닥과 달리 코넥스는 철저히 소외되는 모양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세븐브로이맥주(1월17일)를 비롯, 팡스카이(6월28일)·타조엔터테인먼트(10월30일)·에이엠시지(12월16일) 등 4곳이다. 오는 23일 코넥스시장에 진입하는 유비씨와 창대정밀까지 합치면 6곳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13곳)와 재작년(2022년·14곳)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 2021년(5곳)에 비해서도 별 차이가 없어 침체된 분위기가 여전하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코넥스시장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 초기의 우수한 중소·벤처 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설립된 중소기업 전용 자본시장이다. 코넥스시장은 회사 규모를 키운 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거처를 옮긴 기업은 이노진·시큐센·빅텐츠 등 7개사였지만 올해는 한중엔시에스·에이치엔에스하이텍·듀켐바이오(20일) 3곳 뿐이다.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하며 국내 증시를 떠나는 기업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장폐지로 코넥스를 떠난 기업은 총 10곳으로 지난 2021년 5개사에서 2022년 7건, 2023년 10곳 매년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코넥스에 신규 진입한 기업 수 대비 상폐한 종목이 많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 기준이 완화된 점도 코넥스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는 예비 상장사가 늘어나면서 코스닥 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신설된 코넥스 외면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비상장 시장과 비교해도 코넥스의 공시 기준과 규제 수준이 높아 매력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된 결과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시장인 K-OTC보다도 거래 규모가 적은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31억4600만원인 반면 코넥스 시장은 17억2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2021년 74억1500만원에 달했으나 2022년(22억3600만원)과 지난해(24억7000만원) 20억원대로 대폭 내려앉은 뒤 올해에는 20억원선마저 깨진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올해 거래 자체가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기업도 적지 않다. 코넥스 새내기주들 역시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거래량이 없어 주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코넥스를 향한 시장 외면이 지속될 경우 입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예비 상장사는 물론 증권사들도 코넥스 상장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해 IPO 실적 건수로도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금융당국이 코넥스 활성화에 힘쓰며 위기론을 불식시켜야 유동성이 되살아나고 코스피·코스닥과 함께 선순환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