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변호사 선임계 제출 미루는 까닭은…수사 지연 목적? [법조계에 물어보니 591]

윤 대통령 변호인 선임 장기화에 수사 및 탄핵심판 늦어져…석동현 "지연 전략? 성급한 판단"

법조계 "윤 대통령 태도, 수사 지연시키고 출석 불응하고자 명분 쌓고 있다는 지적 충분히 제기"

"우선 '메인급' 변호사들 선임하고 나중에 추가해도 되는데…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안 좋게 보여"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다양한 전문가 물색하는 데 시간 걸릴 수도"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사 선임 준비가 길어지면서 내란 혐의 수사나 탄핵심판도 절차 진행도 늦어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선임계 제출을 미루는 것은 수사 지연 목적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이런 지적은 성급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이날 두 차례 기자 간담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장외 여론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로 40년 지기이자 변호인단 구성에 관여하고 있는 검사장 출신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체포해라, 끌어내라' 그런 용어를 쓴 적은 없다고 들었다"며 "내란을 예고하고 하는 게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출석요구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관련 서류 우편물을 수령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포고령 1호에서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한 것은 위헌 아닌지 등 구체적인 혐의에 관한 질문이나 재판 등 대응과 관련해 민감한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석 변호사는 특히 "(변호인단이 구성되기까지)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그 이상일 수 있다"며 "수사 지연 전략이라는 관측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 및 불만 여론이 혼재돼 있으나 이해와 공감을 넓히려면 준비 기간 중에라도 누군가는 소통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신이 대언론접촉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묘소 참배에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기로 했으면서도 수사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선임계 제출을 미루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건 변호사는 "변호인 선임조차 하지 않고 있는 윤 대통령 측의 태도를 보면 수사를 지연시키고 출석에 불응하고자 명분을 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며 "한 번에 모든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우선 '메인급' 변호인들을 선임하고, 수사와 탄핵 절차에 응하면서 한 명씩 추가 선임하는 방법 등 대안들이 분명 있을텐데 계속 선임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수사기관 입장에선 좋게 바라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하염없이 절차를 미루고 출석에 응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최고의 법률가이자 수사관으로서 검찰총장까지 맡았던 윤 대통령이 모를 리 없는 만큼 근시일 안에 본격적으로 절차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헌재의 탄핵심판 외에도 법원에서 진행되는 형사재판도 대비해야 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물색하려면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