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만원대 안착…美 대선 이후 8.51% 상승
관세 우려 완화·달러 가치 하락 등에 상승폭 확대
금 현물 투자 ETF도 ‘인기’…고수익에 자금 유입
업계선 “중장기적 강세 기대” vs “비중 조절해야”
국내외 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국내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고조된 여파로 금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점쳐지는 만큼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9일 KRX금시장에 따르면 국내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올 들어 1.21%(12만8790→13만350원) 상승했다. 지난 13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13만58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7일 이후부터는 무려 8.51%(12만130→13만350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연일 강해지고 있는 점이 금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은 미국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감세 정책에 따라 미국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긴장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며 줄곧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트럼프발 관세 우려 완화, 달러 가치 하락, 미국 국채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는 점도 금값 상승 방향에 유효하다.
금의 상승세가 지속되자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심이 향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은 올 들어 779억원의 순매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에 해당 ETF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약 12.51%(6228억→7007억원, 23일 기준) 늘어났다.
‘ACE KRX금현물’의 수익률도 우수하다. 해당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69%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는 8.67%의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금값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금의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금의 비중을 확대하는 리밸런싱 전략, 분할 매수를 통한 장기투자가 안전자산 확보 측면에서 용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이 6개월 만에 금 매입을 재개하는 등의 영향으로상반기까지 금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은 지속될 것”이라며 “트럼프 집권 이후 세계 불확실성이 심화되면 신흥국의 금 매입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 각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 수요는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이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원자재인 점을 고려하면 경기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시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향후 상승세는 유효하지만 고점 부담을 감안하면 추가 매수보다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에서는 역사적 고점을 일종의 저항선으로 인식해 가격 레벨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현 가격과 제한적인 상단 여건에서 추가 매수는 고민될 수밖에 없기에 지금부터는 속도 조절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