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의 대가 서숙향 작가
‘별들에게 물어봐’로 SF 장르 도전 중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지난 2010년 드라마 ‘파스타’로 스타 작가가 된 서숙향 작가는 이후 ‘미스코리아’, ‘질투의 화신’, ‘기름진 멜로’ 등 로맨스 드라마를 섭렵하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해 왔다.
셰프들의 사랑부터 기자와 기상 캐스터의 로맨스까지. 다양한 ‘멜로’를 그려 온 서 작가는 현재 SF 로맨스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 중이다. 현재 방송 중인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서 작가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무중력 로맨스’로 색다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 로코물의 정석부터 SF 드라마까지…서숙향의 지루할 틈 없는 멜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서 작가를 대중들에 각인시킨 ‘파스타’는 레스토랑 라스페라를 배경으로, 스타 셰프와 요리사를 꿈꾸는 초보 셰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를 외치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셰프 최현욱(이선균 분)과 아직은 초보지만 요리를 향한 뚝심으로 유리 천장을 깨는 셰프 서유경(공효진 분)이 일과 사랑을 함께 쟁취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됐다. 앙숙이던 두 사람이 감정을 나누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은 로코물의 정석 그대로였지만, 안하무인 최현욱과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서유경의 ‘개성’이 ‘파스타’의 강점이었다.
색깔 뚜렷한 두 셰프가 각자의 자리에서 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달달하게 사랑을 싹틔워가는 과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파스타’만의 재미를 만들어냈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 공효진이 특유의 러블리함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며 ‘로코물의 퀸’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었다.
‘미스코리아’에서는 1990년대로 돌아가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원들이 자신의 고교 시절 전교생의 퀸카였던 오지영(이연희 분)을 미스코리아로 만드는 이야기를 통해, 마찬가지로 주인공들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모두 잡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었다.
‘질투의 화신’과 ‘기름진 멜로’ 또한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작품들이었다. ‘질투의 화신’은 돈도 없고, 빽도 없지만 일에 대한 애정과 목표를 위한 뚝심 하나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표나리(공효진 분)의 이야기를 통해 기상 캐스터의 현실을 섬세하게 반영해 차별화에 성공했었다. 표나리가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로맨스를 완성하는 과정 또한 뻔한 듯 흥미롭게 전개돼 서 작가를 향한 신뢰를 배가시켰다. 늘 새로운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펼쳐내며 로맨스 드라마의 대가로 거듭나게 된 것.
현재 방송 중인 ‘별들에게 물어봐’는 SF 드라마로, 우주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다소 낯선 배경, 전개에 시청률은 1%대로 낮지만,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자 비밀스러운 임무를 안고 우주로 나간 공룡(이민호 분)과 우주정거장 보스 원정대장 이브 킴(공효진 분)의 서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서 작가의 역량이 어떻게 발휘될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다소 ‘돌직구’인 공룡 캐릭터를 향한 호불호 또한 없지 않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개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공감 가는 설정을 마련해 시청자들을 설득시키던 서 작가가 이번에도 후반부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별들에게 물어봐’의 후반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