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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준비 서두르는 '與 대권 잠룡들'…맞춤 전략으로 차별화 '가속'


입력 2025.02.21 05:30 수정 2025.02.21 08:2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홍준표·한동훈·오세훈, '출판 정치' 돌입

김문수는 '이명박·이인제' 등과 연쇄 회동

韓 '목격담 정치', 洪 '직설 정치'…각양각색

여권 대권 잠룡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권 대권 잠룡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 각인에 나섰다. 대선 출마에 앞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하는건 기본이고, 목격담을 만들어내거나 다른 인사들과의 회동에 나서는 등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목 사로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조만간 시정철학과 개헌 등의 내용을 담은 자서전을 출간한다. 오 시장이 오래 전부터 기획해온 이번 자서전은 탄핵 선고가 이뤄지는 3월 11일즈음에 출간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적 대선 후보들 중 책을 내는 건 오 시장이 세 번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1일 자신이 작성한 페이스북 메시지들을 묶은 책 '정치가 왜 이래?'를 출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오는 26일 자신의 정치적 생각을 담은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출간한다.


토론회나 세미나 같은 행사를 열어 당내 의원들과 함께 세몰이에 나서는 후보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해당 토론회에는 여당 의원이 48명이나 모이며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맞서 지난 19일 나경원·우재준 의원 등이 국회에서 주최한 '노동개혁 대토론회'에 참석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김 장관이 기조연설을 맡았던 이 토론회에는 당 현역 의원 58명이 참석했다.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목격되는 상황을 만들어 이미지 각인에 나선 정치인도 있다. 한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한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사퇴한 후 지난달 초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목격되면서 이슈 중심에 섰다. 이후에도 한 대표를 목격했단 이야기와 사진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수 등장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역시 비공개이지만 정치권 유력 인사들과 회동하면서 정치 행보의 폭을 넓히는 전략을 택한 후보들도 다수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9일 이인제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회동하고 접점 확대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지난 32·33대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김 장관과 그보다 앞서 29대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상임고문이 회동한 이유가 대권 출마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 김 장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여권 대권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 년째 '배신자 프레임'에 시달리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 대선 출마에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시도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8일 JTBC에 나와 "박 전 대통령 간 오해가 쌓인 게 많다"며 "박 전 대통령과 쌓인 오해를 인간적으로 풀고 싶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발언들로 국민 이목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사용하는 건 홍 시장이 대표적이다. 홍 시장은 지난 19일 SBS에 출연해 "언제라도, 어떤 대선이라도 생기면 나갈 준비가 돼 있다. 내일 당장 대선해도 우리는 다 준비돼 있다"며 "2017년 '탄핵 대선' 이후 (나는) 늘 대선후보였다. 내가 30년 동안 한 것이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될까' 생각하고 정치한 것이다. 당연히 (출마)한다"고 말했다.


특히 홍 시장은 이번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자신의 가장 큰 리스크로 여겨지는 '명태균 리스크'에도 주눅들지 않고 직설 화법으로 맞섰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태균과 한 번이라도 만난 일이 있었어야 여론조작 협잡을 하던지 말던지 할 거 아니냐. 이런 자는 (자신의) 모질이 변호사와 함께 평생 감옥에서 썩도록 할 것"이라며 명 씨를 향한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에 나가려면 일단 주목을 받는게 중요한데, 지금은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것 자체를 쉬쉬해야 하는 상황이니 각자 생각들이 복잡할 것"이라며 "그래도 지금까지 각 후보들이 하고 있는 행동들을 보면 자신의 색채와 성격을 잘 반영해서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대권 잠룡들이 쉽게 소비되지 않도록 지도부가 방향을 미리 설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거론되는 후보들 모두가 우리 당의 귀중한 자산이다. 본선에서 경쟁력을 키워주는 쪽으로 가야지 경선에서부터 서로 물고 뜯으면서 싸우면 이도저도 안 된다"며 "당 지도부가 지금부터 물밑에서라도 내상없는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판을 닦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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