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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의 기적, '백설공주'도 가능할까 [D:영화 뷰]


입력 2025.03.07 14:01 수정 2025.03.07 14: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의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오는 3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라틴계 배우 레이철 지글러가 백설공주 역에 캐스팅되며 원작 파괴 논란을 일으켰던 '백설공주'는 원래 2024년 3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개봉을 1년 연기한 끝에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최근 몇 년간 디즈니는 인종, 성별, 종교 등에 대한 편견을 배척하고 다양성을 강조하는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기조를 강하게 이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성이 오히려 디즈니 원작의 고유한 개성과 색깔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2023년 개봉한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경우, 흑인 배우인 할리 베일리가 인어공주를 연기해 원작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영화는 총 제작비 2억 5000만 달러를 간신히 회수하는 데 그쳤다.


앞서 디즈니는 대표 IP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초기 실사화 작품들로 엄청난 흥행 성과를 거두며 팬층을 확장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 냈다.


'알라딘'과 '미녀와 야수'는 전통적인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재해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라이온 킹'은 9억 7916만 1373달러, '알라딘'은 3억 5555만 9216달러, '미녀와 야수'는 12억 7357만 6220달러의 글로벌 수익을 기록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앞서 애니메이션 실사화의 성공과 달리, PC주의를 내세운 '인어공주'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회의적인 시선을 더욱 강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설공주'가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특히 이번 영화의 각본을 그레타 거윅 감독이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2023년 '바비'로 글로벌 수익 14억 달러를 기록하며 2023년 개봉작 흥행 1위를 차지한 저력 있는 감독이다. '바비'는 우리가 알고 있던 바비 캐릭터를 변주해 스스로를 구원하는 여성 서사를 그려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레타 거윅은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에 이어 '바비'까지, 꾸준히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성 캐릭터들을 선보여 왔다. '레이디 버드'에서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과 독립을, '작은 아씨들'에서는 19세기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바비'에서는 여성의 주체성과 자아 실현을 담아냈다. 이들 작품 모두 여성 서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번 '백설공주'에서도 그레타 거윅의 이러한 역량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는 원작 동화 속 수동적이고 구원의 대상이었던 백설공주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재해석 했음을 예고했다. 그레타 거윅의 손을 잡은 디즈니가 PC주의에 대한 반감을 넘어서 새 흥행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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