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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논두렁 잔디보다 우려되는 U자 빌드업 [요르단전]


입력 2025.03.25 14:32 수정 2025.03.25 15:5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요르단전서 패할 경우 B조 2위로 내려앉아

팬들이 납득할 만한 경기력, 전술 선보여야

지난 20일 오만전서 무색무취 전술로 비판 들었던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난 오만전에서 졸전을 펼친 홍명보호가 요르단을 상대로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요르단과 8차전을 펼친다.


지난 주 열린 오만전에서 충격적인 1-1 무승부에 그쳤던 대표팀은 7경기 치른 현재 4승 3무(승점 15)로 B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3월 A매치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면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오만전을 비기며 조 1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만약 대표팀이 이번 요르단전에서 패할 경우 두 팀의 순위는 뒤바뀌며, B조 3위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을 물리친다면 3팀이 승점 동률 상황이 돼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한 상황에서 난적 요르단과 맞대결을 벌어야 하는 홍명보호다.


이번 요르단전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는 바로 ‘잔디 상태’와 홍명보 감독이 내놓아야 할 ‘전술’이다.


오만전이 치러진 고양종합운동장은 우려대로 잔디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백승호와 이강인의 부상이 발생했고 홍명보 감독은 공격을 풀어나가야 할 플레이메이커 카드 없이 요르단을 상대해야 한다.


하지만 논두렁과 다름없는 잔디 상태는 오만전 졸전의 핑계가 되지 못한다. 오만 역시 같은 환경에서 한국을 맞았고 틈을 보이지 않는 수비 전술을 구사하며 한국의 공격을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요르단전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요르단전이 열릴 수원월드컵 경기장은 지난해부터 지반과 배관 교체 공사를 진행했고 시즌 후 새 잔디를 식재해 최근까지 각별한 관리를 해왔다. 고양종합운동장에 비해 컨디션이 훨씬 좋은 잔디를 사용하며, 무엇보다 요르단과 같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잔디 탓을 할 수 없다.


요르단전서 패하면 한국은 조 2위로 내려앉는다.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결국 홍명보 감독이 요르단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전술을 내놓아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 오만전에서 볼 점유율 부문서 63%-37%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11-5(유효 슈팅 3-2)를 기록,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졸전이 펼쳐진 이유는 홍명보 감독이 울산HD을 맡았던 시절부터 드러난, 이른바 ‘U자 빌드업’ 때문이었다.


U자 빌드업은 상대가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릴 경우, 미드필더를 축으로 양쪽 윙 플레이어들이 최전방에 위치해 U자 형태로 둘러싸는 것을 말한다.


이때 수비 라인을 파괴하는 드리블 또는 킬패스가 나와야 하는데 홍명보호는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계속해서 공만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유일했던 볼거리는 전반 막판 황희찬의 득점이 나온 이강인의 킬 패스였다.


홍 감독 또한 전날 기자회견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에서 상대 밀집 수비를 깨지 못했다. 하지만 그걸 깨는 방법은 있다. 다만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라며 “과거 울산에서도 그런 형태의 경기를 많이 해봤다. 스마트하게 플레이해야 할 것”이라고 모호한 답만 내놓았다.


이번 요르단전은 결과뿐 아니라 승리를 쟁취하는 과정 또한 축구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혹시라도 또 다시 U자 빌드업을 만들어 놓은 채 하염없이 볼만 돌린다면 성난 여론의 화살 끝은 홍명보 감독에게로 향할 게 불 보듯 빤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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