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도 없어 인력·장비 투입 어려움
오후 3시 기준 산불 진화율 99%로 집계
경남 산청 지리산 산불이 장기화되고 있다. 급경사지와 강풍, 낙엽 축적 등 식생과 지형 등 환경적 특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산림청은 29일 산청·하동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산청 지리산 산불 지속의 원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장기 산불조사팀 전문가의 산불 현장 산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산불 확산·지속의 주요 원인은 '산불 행동', '숲 상부 구조', '숲 하부 낙엽'이다.
산불 행동은 급경사지와 강풍으로 산불이 정상부로 'V'자 형태로 확산이 가속화됐다. 40도 이상의 급경사지에서 발생한 산불은 화재 발생 2일째인 지난 22일부터 최대 순간 풍속 14.7m 강풍으로 비산화 했다.
숲 상부는 나무 바닥부터 끝까지 사다리와 같이 층층이 이어진 연료 구조로 불의 확산을 가속했다. 수종은 소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 등으로 조성됐다. 숲 하부는 활엽수림의 오랜 낙엽이 최대 1m까지 축적됐다. 산불 재발화는 습도 30% 이하의 낙엽층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또한 경사도가 40도에 달할 정도로 급하고 진입로가 없어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인력 및 장비 투입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은 지형·기상에 따른 산불 행동 패턴 연구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초기 확산 방지를 위한 대용량 진화 헬기 및 고성능 진화 차량 확대 등이 시급하다고 내다봤다.
또 생육 시기별 적절한 수목 밀도조절, 하층식생 관리(숲 가꾸기) 등으로 산림 내 연료 물질 제거 및 활용, 진화 인력 신속접근을 위한 임도 개설 확대 및 산불 대응 고도화를 위한 산불 전문진화대 인력 양성 및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림 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헬기 55대와 인력 1598명, 차량 224대를 투입해 주불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9일째로 접어든 산청 산불 진화율은 오후 3시 기준 99%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