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을 진화하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고(故) 박현우(73) 기장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29일(오늘) 오전 11시 30분 경기도 김포시 뉴고려 장례식장에서 경북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박 기장의 발인이 엄수됐다.
아내 장광자(71)씨는 "그동안 수고 많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서 "가족들과의 추억을 간직하며 감사하며 살 테니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말했다.
박 기장은 지난 26일 오후 12시 54분께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헬기를 타고 산불을 진화하다 추락해 순직했다.
박 기장은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항공대 소속 헬리콥터 기장으로 오랜 기간 복무했다. 전역 후에는 임차업체에 재취업해 석유 시추와 방재 작업, 산불 진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왔다.
40년간 비행 업무에 책임을 다하던 그는 집에서도 따뜻한 남편이자 가장이었다.
지난 19일에는 아내 생일을 맞이해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박 기장은 "사랑하는 당신.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며 "하나님의 넘치는 사랑과 모든 분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와 인정받는 귀하고 복된 멋진 삶을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아내는 "여보, 사랑의 마음을 가득 담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라고 답장했다.
아내에겐 이 문자 메시지가 남편에게 받는 마지막 생일 축하가 되고 말았다.
박 기장은 사고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9시께에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평소처럼 안부를 묻고 '사랑해요, 여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기장은 공무 수행 중 사망한 순직자로 예우돼 이천 호국원에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