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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잘 나갔는데…‘애물단지’ 전락한 지식산업센터


입력 2025.04.03 06:00 수정 2025.04.03 06:00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호황기 공급 봇물…경기 침체에 미분양·입주 ‘직격탄’

임차수요 끊기면서 ‘마피’ 거래·경매 물건 ‘수두룩’

“수급 불균형 지속…시장 부진 장기화 전망”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 수요가 높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최근 들어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뉴시스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 수요가 높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최근 들어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기간 공급이 쏟아진 가운데 대출 규제 강화와 임차 수요 부진이 맞물리면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3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의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672건, 거래 금액은 2569억원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거래량 1011건·거래액 4153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33.5%, 38.1% 감소했다.


단기간 금리가 치솟고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일로에 접어들던 지난 2022년 4분기(763건·2937억원)와 비교해도 더 저조한 성적이다.


지식산업센터는 한때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며 투자 수요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저렴한 임대료와 도심 공업 지역을 개발해 향후 부가가치 상승 기대감이 높았다.


아파트 등 주택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당시에는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세 등을 적용 받지 않아 아파트 대체 투자처로 각광 받았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뒷받침되면서 지난 2010~2017년 56건 정도였던 인허가 건수는 2018~2023년 108건으로 대폭 뛰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미분양·미입주 사태로 곳곳에서 공실이 속출하며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대출 이자 부담은 계속되는데 임차 수요를 찾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거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에 나서는 사례가 늘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지식산업센터 매매지수는 191.1포인트로 직전 분기(201.2포인트) 대비 4.9% 하락했다. 1년 전 217.0포인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1.9% 떨어졌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뛰어든 투자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 탓에 임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거품이 빠르게 꺼진 셈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재 한 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12월 감정가 8억3900만원에 경매에 올려졌지만 두 번이나 유찰됐다. 이후 감정가 대비 약 3억원 가량 떨어진 5억5200만원에 낙찰됐다.


경기도 안양시의 또 다른 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8월 감정가 11억원에 경매에 부쳐졌으나 6번이나 유찰을 거듭했다. 제때 주인을 찾지 못한 해당 물건은 이달 감정가의 약 26% 수준인 2억8800만원에 다시 경매에 나선다.


업계에선 앞으로 공급 대기 중인 물량도 상당수인 만큼 한동안 침체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지식산업센터는 1545곳에 이른다. 이 중 미 착공 물량은 223건, 건축 중인 물량은 84건 규모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이뤄진 과도한 대출로 인한 보증금 반환 리스크 증가, 경기 침체에 따른 임차수요 위축, 대출 규제 강화, 공급 과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수 심리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도 “앞으로 공급될 물량을 고려하면 공실은 더 늘어날 텐데 거래할 투자 수요는 끊긴 상황이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분위기 자체가 살아나긴 힘들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유동성이 살아나더라도 적체된 물량이 소진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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