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하나 빠진 3안타 경기 완성하며 타율 0.333
투수 친화적인 오라클 파크게 안성맞춤형 타자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루타를 신고하는 등 이번 시즌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정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서 3개의 안타를 몰아치는 활약 속에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시애틀전 이후 3경기 만에 멀티 히트를 완성한 이정후는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완성했고, 시즌 타율 또한 0.300에서 0.333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팀이 0-5로 뒤진 4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닉 마르티네스의 3구째 체인지업을 가볍게 잡아당겨 타구를 우측 선상으로 보냈다.
마침 타구가 펜스 쪽으로 천천히 굴렀고 이 사이 이정후는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내달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루타를 신고했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 지난 7일 시애틀전 이후 3경기 만에 멀티 히트를 완성했고 7회말 다시 첫 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스캇 발로우의 2구째 스위퍼를 잡아당겨 우측으로 향하는 2루타를 생산했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홈런 하나만 남겨둔 이정후는 9회 마지막 타석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기대했던 시즌 첫 홈런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사이클링 히트는 2015년 텍사스에 몸담았던 추신수가 유일하다.
이정후는 대표적인 투수 친화구장인 오라클 파크에 가장 알맞은 타자로 평가된다.
우중간이 깊은 기형적 담장 구조를 지닌 오라클 파크는 펜스의 높이도 24피트(약 7.3m)로 높은데다 매코비만에서 불어오는 해풍으로 인해 홈런을 생산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많은 야구팬들에게 오라클 파크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개장 초기인 2000년대 이곳에서 뛰었던 배리 본즈가 수많은 스플래시 히트를 생산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즈 은퇴 후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물론 원정팀 타자들도 홈런을 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곳이 바로 오라클 파크다.
홈런은 어렵지만 많은 2루타나 3루타 등의 장타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우중간은 '3루타 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외야수 사이를 꿰뚫는 타구가 나온다면 3루타를 넘어 인사이드 파크 홈런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샌프란시스코는 홈런 타자보다 중장거리형 타자들에게 보다 유리한 곳이며 타격의 정확도가 남다른 이정후가 높은 연봉을 받고 영입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경기는 연장 10회말 터진 끝내기 홈런으로 샌프란시스코가 승리를 가져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승부치기로 진행된 연장 10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마이크 야스트르젬스키가 우측 매코비만에 타구를 '풍덩' 빠뜨리는 스플래시 히트로 끝내기 투런 홈런을 쳐 8-6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