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폭탄'에 맞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84% 관세가 10일 공식 발효됐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항전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관세만은 125%까지 끌어올리며 되받아쳐 미·중 간 관세전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격) 이날 낮 12시 1분(한국시간 오후 1시1분)을 기점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8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 시각 이전에 선적된 화물이라도 5월14일 0시 이전에 수입되면 추가 관세가 면제된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에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식으로 비례 보복하며 대응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로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도 34%의 추가 관세로 맞섰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50%를 더 인상하자 중국 역시 관세율을 84%까지 인상했다.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 상호관세 시행 13시간여 만에 대중국 관세를 125%로 올리는 한편,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 대해서는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만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미국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앞서 지난 7일 “미국의 무차별적인 관세는 중국에 충격을 주겠지만, 하늘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비판했고, 10일에는 "미국의 경제적 괴롭힘 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응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써 중국 정부가 이날 다시 재차 반격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추가 관세인상 여부에 대해 “우리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중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관세전쟁 전선이 미국과 다른 무역 상대국에서 미국과 중국 양국으로 좁혀졌고, 세계 1위와 2위 경제대국 간에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은 미국에 관세 인상에도 무역정책에 대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며 “현재 무역분쟁에서 빠르고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