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만 팔아선 답 없다" 삼성-LG 'TV 장사'에 전력
TV 판매 회복 없이 가전 부문 실적 개선 한계 있어
보급형 제품, 가격 인하, 보상판매 등 수요 창출에 적극 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TV부문 실적 개선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가전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TV 판매 회복 없이는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TV 판매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으로 보급형 신제품 출시와 가격 인하, 보상판매 등을 통해 수요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기존 제품 대비 최대 30% 이상 가격을 낮춘 200만원대 수퍼초고화질(SHUD) TV JS7200시리즈를 내놓았다.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로 제품 모델 수도 8개에서 11개로 늘려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한 선택의 폭도 넓히겠다는 전략이었다.
또 북미시장에서는 SUHD TV 가격을 평균 47% 인하해 판매하고 있는 등 적극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구사했다. 아울러 이 달 말까지 초고화질(UHD) TV 보상판매를 통해 구형 TV를 보유한 고객들이 최신 제품으로 교체하는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전략은 TV부문 실적 회복 없이는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TV 시장 침체 속에서도 프리미엄TV 시장을 공략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특히 TV가 전체 가전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전체 가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2분기 소비자가전(CE)부문에서 11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매출은 6조6600억원으로 전체의 약 60% 수준이었다. 전년 동기에 CE부문 매출이 13조원, 이 중 VD사업부 매출이 8조6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CE부문 매출 감소분이 대부분 VD사업부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SUHD TV 본격 판매로 인한 회복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 달부터는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는 지난달 말 SUHD TV 주간 판매량이 6월 말 대비 3배나 증가하면서 1500대를 돌파했다”며 “SUHD TV를 통해 프리미엄 TV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성수기인 하반기 TV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에게는 TV 판매 회복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3조9348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적자가 827억원에 달했다. 지난 1분기 4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2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미 지난 6월 말 3차원(3D) 기능을 뺀 보급형 UHD TV UF6400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 제품은 43인치 모델이 120만 원대, 49인치는 160만 원으로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4월 스마트TV와 3D 기능을 뺀 보급형 UHD TV UF6700을 출시했던 LG전자는 앞으로도 보급형 UHD 모델을 늘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까지 65인치 UHD TV를 구매하면 50만원 상당의 캐시백과 43인치 UHD TV를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확보를 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말 UHD O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총 10종으로 늘린 상태다. 현재 UHD OLED 수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중반쯤에는 UHD LCD와 경쟁할 수 있는 범위 안에 들어 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TV 판매가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개선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TV시장의 부진은 경기 침체로 인한 교체 주기 증가와 같은 외부 요인도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반전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보급형 제품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은 근본적인 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며 “하지만 무리한 가격 정책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제품 믹스에도 신경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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