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레임vs베우둠, 프라이드 후예들의 결착
몇 안 남은 프라이드 스타들의 UFC 매치
정상급에 서서 펼치는 마지막 진검승부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7·네덜란드)과 ´바이 카발로´ 파브리시오 베우둠(39·브라질)이 정면충돌한다.
9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서 펼쳐지는 UFC 213(SPOTV ON 생중계)이 그 무대다.
오브레임과 베우둠은 얼마 남지 않은 프라이드 후예들이다. 프라이드 출신 파이터들은 룰과 환경이 전혀 다르지만 한때는 상당수가 UFC 각 체급을 호령했다.
동양을 대표하던 프라이드의 몰락으로 상처받았던 팬들은 그나마 그들이 서양 MMA의 정점 UFC를 폭격하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낭만의 시대’는 사라졌지만 희미하게 느껴지던 향수에 울고 웃었다.
오브레임과 베우둠은 이번이 3번째 맞대결이다.
2006년 5월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에서 첫 대결을 펼쳤는데 베우둠이 2라운드 3분 43초 만에 기무라로 오브레임을 제압했다. 2011년 6월 스트라이크포스에서는 오브레임이 판정승으로 경기를 가져갔다.
첫 대결 당시만 해도 오브레임과 베우둠은 헤비급의 주역이 아닌 조연이었다. 당시 프라이드 헤비급은 표도르 에밀리아넨코를 필두로 미르코 크로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빅3’가 지배했다. UFC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 출신 조쉬 바넷이 새로운 대항마로 떠올랐다.
반면 오브레임은 헤비급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큰 키에 깡마른 체격으로 라이트헤비급에서 활약하던 오브레임은 프라이드 31 ‘Dreamers’에서 헤비급 강자 중 하나인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와 맞붙어 TKO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킨다. 라이트헤비급에서도 다소 아쉬웠던 오브레임이라 하리토노프전 승리는 예상 밖이었다.
베우둠은 크로캅의 주짓수 스승으로 프라이드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쟁쟁한 헤비급 파이터들과 경쟁하기에 경험이나 밸런스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누구도 경기장 안에서 그를 무시할 수 없었다. 둘 다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지만 좀 더 헤비급에 가까운 베우둠이 오브레임을 서브미션으로 잡아냈다.
2차전 당시에는 오브레임의 기세가 무서웠다. 헤비급 파이터로서 제대로 몸 개조에 성공한 오브레임은 무시무시한 근육질 육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화력으로 붙는 상대마다 거침없이 격파했다. 베우둠 역시 당시 기세는 오브레임 못지않았다. 오브레임처럼 많은 경기를 가져가며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같은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당시 스트라이크포스 강자 중 하나인 안토니오 실바를 제압했고, 10년 무패의 전설 표도르를 트라이앵글 암바로 낚으며 세계 격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본격적으로 베우둠의 포텐이 터지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결과적으로 2차전에서는 오브레임이 이겼다. 하지만 오브레임 또한 베우둠의 주짓수를 지나치게 의식해 이전까지와 달리 매우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베우둠 또한 스탠딩 화력이 정점에 달한 오브레임에게 과감하게 치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서로가 서로의 스타일을 경계하는 과정 속에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경기를 펼쳐지고 말았다.
오브레임과 베우둠은 둘 다 현재 UFC 상위권 파이터로 활약 중이다. 베우둠은 ‘70억분의 1’로 불리던 신 인류최강 케인 벨라케즈즈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에게 타이틀을 빼앗기고 말았지만 표도르, 벨라스케즈를 모두 이겼다는 경력은 영원히 베우둠에게 훈장처럼 남을 것이 분명하다.
오브레임은 파이팅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UFC에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입성 초기만 해도 고질적인 내구력·체력 문제를 노출하며 안토니오 실바, 트레비스 브라운, 벤 로스웰 등에게 줄줄이 무너질 정도로 위태롭기 그지없었다.
압박 위주에서 공격적 아웃파이팅으로 패턴을 바꾸며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치고나가는 등 과거보다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오브레임과 베우둠의 3차전은 승패를 예상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오브레임은 이전보다 치고 빠지는 기술이 좋아졌다. 반면 베우둠은 무에타이를 장착해 주짓수 없이도 타격가와 스탠딩 싸움이 가능해졌다.
분명한 것은 둘은 서로를 밟고 승리를 해야만 다시금 정상 도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최후의 결착에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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