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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인수 지지부진...돌파구는?


입력 2017.07.19 07:00 수정 2017.07.19 08:18        이홍석 기자

우선협상자 선정 1달째...인수협상 교착 상태

최태원 SK 회장 인수 의지 재확인...최종 계약 타결 여부 주목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간 도시바메모리 인수 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최종타결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SK가 정면돌파할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우선협상자 선정 1달째...인수협상 교착 상태
최태원 SK 회장 인수 의지 재확인...최종 계약 타결 여부 주목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간 도시바메모리 인수 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최종타결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SK가 정면돌파할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전략이 계약 타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은 지난달 21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도시바와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도시바메모리는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로 한·미·일 연합은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을 주축으로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한국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미국 브로드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때만 해도 최종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지만 이후 상황은 오히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도시바의 오랜 파트너였던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의 일방적인 매각 추진에 반대하며 5월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매각 금지 중재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한미일연합과 도시바간 협상도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의결권 확보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최종 계약 타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에 SK하이닉스가 의결권 취득을 포기하는 대신 컨소시엄에 자금을 융자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도시바 지분확보가 세계 각국의 반독점법 위반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과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의결권)을 취득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회사채로 이를 통해 도시바메모리의 지분과 의결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이것이 해외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와 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도시바는 미국 WD와 대만 훙하이그룹(폭스콘)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미국 원전 사업 관련 대규모 손실을 입은 도시바로서는 하루 빨리 회생 자금을 마련해야 해 매각에 속도를 내야만 하는 처지다.

이러한 가운데 SK가 이러한 문제에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치면서 인수협상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인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만찬에 참석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을것"이라며 "도시바와 SK하이닉스는 좋은 상생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따르겠다"며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포기하더라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방식'보다는 '인수'에 보다 방점이 찍힌 언급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어 "솔직히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엉켜 있다"며 "현재 재판에 걸려 있는 소송만 3건이 진행되고 있고 각각의 결과에 따라 인수 조건이나 형편이 다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어려움을 정확히 진단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인수전 막판에 미·일 연합에 합류해 극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까지는 성공적이었지만 컨소시엄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히면서 당초 인수전 참여 당시 구상했던 방안과는 다소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지분(의결권) 문제도 일보 후퇴는 있을 수 있어도 전면 후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에 나선 만큼 기술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융자 형식으로 인수에 참여한다고 해도 향후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이 목표라면 재무적투자자(FI)는 의미가 없는 만큼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인수 협상의 주도권이 일본 측에 있는 만큼 지분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수는 없겠지만 향후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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