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오픈이노베이션 이끌 것"…AI 지원센터 설립키로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해 신약개발 장벽 없애겠다"

빅데이터 참여 유도가 과제…"유통망 갖춰지면 선순환"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산업계의 기대에 부응하고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4일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래 혁신을 위해 가칭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R&D정책위원회 4차산업 담당 전문위원은 서울 방배동 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신약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연구개발 분야는 미진한 실정이어서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바이오 산업 전문가들을 새로 영입한 협회가 어떤 전략으로 산업계 발전을 도모할지 향후 계획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 위원은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개발 분야에 이미 상용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국내 제약사들이 공동 사용하게 해서, 신약개발에 드는 인적·시간적·재정적 장벽을 짧은 시간에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협회가 꼽은 미래 전략의 핵심은 '오픈 이노베이션'이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바이오 분야와 빅데이터, 글로벌화 등 세 개 방면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의 키워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며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들이 국내에서 공동으로 연구·개발·임상·마케팅까지 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를 동북아 신약개발 허브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4일 서울 방배동 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수형 바이오의약품 담당 부회장은 "외국에선 이미 협업 체계를 고도로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회사가 단독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면 어려움과 리스크가 크다"며 "국내 바이오 생태계는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회사별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파악해 효율을 극대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부회장은 또 "제약 분야에서 앞으로 해야할 일 중 하나는 회사간 네트워크를 통한 생태계 구축으로, 소통을 통해 위험 부담을 나눠야 한다"며 "앞으로 기존 바이오 벤처와 제약 기업들간 네트워크가 보다 더 활성화 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허경화 국제담당 부회장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개발된 전체 신약 중에서 약 23%가 소위 빅파마들이 원천 기술로 개발한 것이고, 나머지 70~80%는 그보다 작은 회사들이 빅파마들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한 경우"라며 "협업과 공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누가 어떤 능력이 있는지 적절하게 연구해서 파트너링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발전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일에 협회가 얼마나 많은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았다.

배 위원은 '빅데이터의 기초자료가 되는 데이터들을 화학과, 약학대학 등이 어떻게 활발하게 제공토록 할 것이냐'는 질문에 "빅데이터가 유통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산업계의 공통된 인식은 각자가 힘들게 생성한 빅데이터를 유통시킬 수 있는 구조가 일단 만들어지면 지속적으로 생성 및 활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울러 "첫 단계에서 다 이뤄질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데이터가 생성 및 활용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치면서 선순환적으로 데이터 생성도 촉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원 회장은 "인공지능 센터를 설립할 때 우리가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지원하에 설립할 것이며, 빅데이터에 들어가는 개인정보라든지 수집 방안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현행 법과도 맞춰야하고 앞으로 상당히 조율할 것이 많다"며 "일단 어젠다를 던지고 인공지능 센터 세우는 일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