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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100일] '소통'과 '쇼통' 사이


입력 2017.08.14 06:22 수정 2017.08.14 06:27        이충재 기자

참모들과의 소통…회의 마다 "토론, 반대 의견 제시하라"

고공지지율 이면에 숨은 '함정'…이명박‧박근혜 '반면교사'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일 국가 치매책임제와 관련해 서울 강남구 국민건강보험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관계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취임 100일을 앞둔 문재인 정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통'이다. 취임식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 소통 행보는 '문재인표' 개혁정책 추진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은 '양복 상의를 직접 벗고, 커피를 따르는' 모습으로 상징되는 탈권위주의로 발현됐다.

참모들과의 소통…회의 때 마다 "반대 의견 제시하라"

참모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통령 지시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의무"라고 했고, "이제 받아쓰기는 필요 없다"고도 했다. 참모들이 대통령의 말을 받아쓰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토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무회의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을 당부했다.

다만 한국 특유의 정치문화 속에서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충고나 고언, 반대를 거론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참모들이 이견을 제시했다는 '미담'은 들리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반대의견이 있었다는 것도 함께 나가도(공개돼도) 좋다"고 공언했다.

언론과의 소통…'난기류도 막지 못한 기내 간담회'

'난기류도 막지 못한 기내 간담회'는 언론과의 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지난 6월 28일 첫 미국 순방에 오른 문 대통령은 기내에서 기자단과 스탠딩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난기류를 만나 "그만하시라"는 경호실장의 만류를 물리치고 기자단과의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는 취재진의 질문을 허용하지 않은 채 뒷모습만 보이고 사라진 전임 대통령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열흘 동안 두 차례 인사발표 브리핑에 등장했고, 청와대 참모들도 수시로 기자실을 찾았다.

특정 언론에 대한 '편애'도 '배척'도 없었다. 언론을 통제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은 지난 정권들과의 차별화 부분이다. 국민소통수석으로 이름을 바꾼 홍보수석이 각 언론사 편집방향을 잡거나 청와대 기자단에 군기를 잡는 일도 찾기 어려워졌다.

지지자들의 환호 "우리 이니 하고싶은 대로해"

문 대통령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온 것은 소통·탈권위 행보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판에서 70% 이상의 지지율은 '독재적 지지율'로 통한다. 여론을 앞세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 이니(문 대통령 애칭)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지지자들의 외침이 그 방증이다.

문 대통령이 달려온 100일 간의 여정은 '국민' 보다는 '지지자'를 상대로 한 것에 가깝다.

고공 지지율 이면에 숨은 '함정'…이명박‧박근혜 '반면교사'

역설적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의 이유도 '독단적·일방적'(한국갤럽 8월 둘째주 여론조사)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치인이 여론을 좇지만, 정치를 여론만 보고 할 수는 없다. 자칫 야당이나 반대쪽 사람들을 무시하는 '지독한 불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 스스로 약속한 '5대 인사원칙'을 후퇴시킨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인사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인재풀은 편협하고 탈원전, 비정규직, 사드 배치 등 정책 추진은 일방적이며 재원 마련 방안은 모호한 수사로 '불통의 장막'을 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100일간의 고공 지지율 이면에 숨은 함정이다.

실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가장 큰 표차로 당선된 대통령', '최초의 과반 득표 대통령'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임기 초반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이 같은 득표율과 지지율에 기댄 자신감은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독단으로 인식돼, 오히려 새 정부의 야심찬 정책 추진에 저항으로 작용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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