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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행복…소소한 힐링 '더 패키지'


입력 2017.11.04 08:00 수정 2017.11.04 08:41        부수정 기자

이연희·정용화 케미 돋보여

다양한 인물들 사연 조명

JTBC '더 패키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고 싶지 않아도 관계를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소통의 여정을 그린다.ⓒJTBC

이연희·정용화 케미 돋보여
다양한 인물들 사연 조명


아름다운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만남. 누구나 꿈꾸는 로맨스다. 낯선 이국땅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 소통하는 것 자체가 참 설렌다.

여행지에서는 신기하게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기도 한다. 다신 안 볼 사람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소한 말 한마디가 두 사람을 가깝게도, 또는 멀게 만들기도 한다.

12부작 여행 드라만 JTBC '더 패키지'는 낯선 여행지에서 벌어날 법한 이야기를 때로는 현실적으로, 또 때로는 판타지적으로 담아냈다. 무엇보다 여행 로맨스에 치중한 게 아닌, 여러 인물의 사연에 주목한 점이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강조한다. 한국에 돌아가 어떻게 살 일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지에서의 행복을.

시청률은 1%대로 낮지만, 시청자들은 '착한 드라마'라며 호평한다. 드라마는 여행을 통해 한 팀이 된 가이드와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여행자도 그렇다. 여행지에선 일상에선 보지 못했던 의외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JTBC '더 패키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고 싶지 않아도 관계를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소통의 여정을 그린다.ⓒJTBC

사귀던 여자에게 차이고 홀로 여행에 나선 산마루(정용화), 10년째 연애만 하고 있는 회사원 김경재(최우식), 연애와 결혼 사이에서 고민 중인 웹디자이너 한소란(하시은), 관계를 알 수 없는 파트너와 여행을 온 정연성(류승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나현(박유나), 고집불통 싸움꾼 꼰대 오갑수(정규수), 평생 남편 수발하다 늙어버린 한복자(이지현)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을 이끄는 건 프랑스 유학파 가이드 윤소소(이연희)다.

주인공 윤소소는 과거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했지만 헤어진 아픔이 있다. 산마루는 제약 회사에 어렵사리 들어가 사내 연애를 시작하지만, 회사의 불법 신약실험 보고서를 알고 갈등한다. 여자친구는 이를 지우려고 하고, 마루는 여자친구와 맞서다 헤어진다. 자신보다 회사를 먼저 생각한 여자친구는 못내 씁쓸하다.

아픈 시기에 만난 소소와 마루는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든다. 몇 년 사귄 커플처럼 서로를 속속들이 알진 못하지만, 이 모든 걸 뛰어넘는 이해와 순간의 행복을 공유한다.

아빠와 딸 같은 정연성과 나현의 관계는 수상쩍기만 하다. 소란과 경재는 장수 커플이다. 하지만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 경재와 소란의 연애는 녹록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이 편해지고 서로에게 무덤덤해진 두 사람은 함께 있는 지금이 뜨겁지도 않고, 앞으로 함께 할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

갑수와 복자는 중년 부부다. 복자는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아내의 병을 이미 알고 있는 갑수는 겉으론 툴툴 대지만 속에선 눈물이 난다.

드라마는 이들 모두의 사연을 촘촘히 들여다 본다. 자극적인 장치는 없다.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게 미덕.

JTBC '더 패키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고 싶지 않아도 관계를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소통의 여정을 그린다.ⓒJTBC

윤소소와 산마루의 로맨스는 어쩌면 판타지이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얘기다.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를 꿈꾸는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하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는 재미도 있다. 프랑스에 한 번쯤 가본 시청자들에겐 소중한 추억을 곱씹게 하는 계기가, 프랑스 여행을 꿈꾸는 시청자들에게 꿈을 꾸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소박한 재미와 힐링, 로맨스를 이 드라마를 선사한다.

여행자들의 입을 통해서 나온 대사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세상에 이유 없는 눈물은 없다", "감당할 만큼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딨어요. 마지막이 끔찍하다는 걸 모르고 시작하니까", "여행 왔잖아요. 쉬는 것도 용기예요. 안 그러면 일도 망치고 여행도 망쳐요" 등이 그렇다.

'추노', '7급 공무원', 영화 '해적' 등을 쓴 천성일 작가가 대본을 썼다.

천 작가는 취재를 위해 프랑스 여행을 다니던 중 랑스 여행을 다니던 중, 한 가이드와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천 작가는 "가이드가 여행의 마지막에 이런 말을 꼭 한다더라. '여러분들이 여행에 와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서 여러분이 살고 있는 세상도 행복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이 한 마디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패키지여행을 떠나면 정말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을 만나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해가 되는 순간이 옵니다. 일상에서 멀리 떠나가면 가장 가까이 있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거든요. 여행자들은 지금 이 순간 가장 가까운 사람인데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서로서로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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