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포체티노’ 손흥민 투톱 카드 대성공

강호 콜롬비아 상대로 멀티골 맹활약

경기 내내 위협적인 움직임, 에이스 자격 입증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골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모처럼 에이스 구실을 했다. 왜 진작에 투톱 카드를 쓰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반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2-1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 6월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5경기 만에 감격스런 첫 승리를 신고했다.

이날 최고의 관심사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이 과연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실제 콜롬비아전까지 손흥민은 A매치 9경기 연속 필드골이 없을 정도로 침묵에 빠져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대표팀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최근 토트넘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투톱으로 배치시켰고, 리그 경기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대표팀에도 활용법에 대한 한 가지 힌트를 제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이근호와 함께 투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은 물 만난 고기처럼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이 바라는 에이스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상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근호의 크로스를 받아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이후 아쉽게 컨트롤 미스가 나오면서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손흥민은 7분 뒤 완벽한 골로 첫 장면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측면에 있던 이근호가 문전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하자 콜롬비아 수비수 2~3명이 손흥민을 에워쌓다. 반대편에 팀 동료가 노마크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지만 손흥민은 보지 못한 듯했다.

손흥민 활용법에 해법을 제시한 포체티노 감독. ⓒ 게티이미지

득점 기회가 아쉽게 무산될 뻔한 찰나, 손흥민이 콜롬비아 수비 가랑이 사이로 공을 밀어 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득점이었다. 이 선제골로 손흥민은 A매치 10경기 만에 득점을 신고하는 기쁨을 맛봤다.

모처럼 골 맛을 본 손흥민의 플레이는 이후에도 계속 탄력을 받았다. 전반 14분에는 역습에 나선 고요한의 크로스를 받아 멋진 시저스킥으로 연결하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빠른 스피드로 문전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은 토트넘에서의 모습과 흡사했다. 2분 뒤에는 절묘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면서 클래스를 과시하기도 했다.

투지 또한 빛났다. 전반 41분 이근호의 패스가 길었지만 손흥민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돌진했고, 태클도 불사하며 공을 살려냈다.

손흥민의 활약은 후반전에도 계속됐다. 계속해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콜롬비아의 문전을 위협한 손흥민은 후반 15분 스루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콜롬비아가 뒤늦게 공세에 나섰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투톱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이 제시한 해법이 손흥민과 한국축구를 모두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