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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부실자산 아슬아슬...재무건전성 딜레마


입력 2017.11.28 06:00 수정 2017.11.28 06:14        부광우 기자

가중부실자산비율 0.35%…손보사 평균 대비 2.5배

휴대폰 재보험 미수금 사태 후 회복세 보이다 정체

지금도 재무 건전성 낮은데…IFRS17에 커지는 부담

국내 15개 손보사들의 올해 6월 말 기준 가중부실자산비율은 평균 0.14%로 집계됐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높을수록 자산 가운데 향후 돌려받기 힘든 돈이 많다는 의미다. 보험사별로 보면 한화손해보험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35%로 가장 높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한화손해보험의 부실자산 비중이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 여전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휴대폰 재보험 미수금 사태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부실자산 비율을 상당히 줄이긴 했지만 최근 1년 동안은 이렇다 할 개선을 보이지 못하며 늪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부실자산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15개 손보사들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평균 0.14%로 집계됐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산 가운데 향후 돌려받기 힘든 돈이 많다는 의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가중부실자산은 정상과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되는 자산 건전성 분류에서 하위 3단계에 속하는 자산들을 가중해 더한 액수다. 즉, 가중부실자산은 일반적인 부실자산에 비해 한층 더 회수하기 힘든 자산이라는 얘기다.

보험사별로 보면 한화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35%로 단연 높았다. 이는 손보업계 평균 대비 2.5배나 높은 수치로 조사 대상 손보사들 중 0.3%를 넘는 유일한 기록이다. 이어 더케이손해보험(0.25%)·KB손해보험(0.24%)·롯데손해보험(0.24%)·MG손해보험(0.20%) 정도가 0.2%를 넘기며 가중부실자산비율이 높은 편이었지만 한화손보 보다는 0.1%포인트 이상 낮았다.

한화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극적으로 치솟기 시작한 것은 2012년에 벌어진 소송 때였다. 당시 한화손보가 847억원 상당의 휴대전화 분실 보험 관련 재보험금을 말레이시아 재보험사인 베스트리(Best re)로부터 받지 못하게 되면서 미수금이 발생했다.

실제 한화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2012년 9월 말 1.15%를 기록하며 1%를 넘어섰고, 1년 뒤인 2013년 9월 말 끝내 2.17%로 2%를 넘기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러다 2014년 하반기에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한화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2014년 말 1.24%, 2015년 말 0.96% 등으로 빠르게 낮아져 왔다.

문제는 그 이후로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한 고비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중부실자산비율인 만큼 추가적인 자산 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 말까지만 해도 한화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3개월 전 대비 절반인 0.48%까지 떨어지며 조만간 손보업계 평균을 향할 듯 보였다, 그런데 이후 ▲2016년 6월 말 0.36% ▲2016년 9월 말 0.35% ▲2016년 말 0.38% ▲2017년 3월 말 0.37%에 이어 지금까지 정체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다가오고 있는 IFRS17은 재무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더욱 키우는 부분이다. 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회계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현재 한화손보의 재무 여력은 낙관할 수 없는 수준이다. 보험사의 자본 적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서 한화손보는 지난 6월 말 기준 168.1%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점 손보업계 평균인 247.6% 대비 79.5%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또 과거 금융당국의 권고 비율이자 보험업계의 가이드라인인 150%를 가까스로 넘는 정도다. 보험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RBC비율 100% 미만 시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 시 경영개선 요구, 0% 미만 시 경영개선 명령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한화손보는 이 같은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1997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그럼에도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26.7%포인트 상승한 194.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올해 6월 손보업계 평균보다 50%포인트 이상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한화손보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고 자산 건전성에 당장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하면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수준이고 IFRS17이라는 큰 회계 이슈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좀 더 면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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