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북한,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목매는 이유 5가지


입력 2018.01.17 06:00 수정 2018.01.17 07:07        이배운 기자

체제 불안감 가중, 군사·전략적 부담, 통일전략 실천목적 등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북한은 연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초음속 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지난해 8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북한은 연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회담 당일 “한미연합훈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으름장을 내놓은 북한은 이후로도 훈련을 겨냥한 비난을 지속했고, 지난 15일에는 "날짜나 뒤로 미루고 핵전쟁연습에 동원되는 무력을 조절하는 흉내를 낸다고 침략적·도발적인 성격이 달라지거나 그 위험성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토록 집요하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이유는 체재 불안감 가중, 미 전략자산 전개에 따른 군사·전략적 부담, 대응훈련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이 꼽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노동신문 캡처

1. 체제 불안감 가중
한미 양국은 지난해 3월 '키 리졸브', '독수리연습'에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을 명시한 '작전계획 5015'를 적용했다. 작전계획 5015는 북한 남침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과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한 ‘작전계획 5029’를 포함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살 및 북한 급변사태를 상정한 북진 훈련인 만큼 해당 훈련의 실시 자체로 체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 공군의 전략무기들이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하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은 만일의 실제 타격이 두려워 평양을 비우고 북·중 접경 지역에 머무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외 북한 주민들의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체제 불안을 조성하는 부차적 효과가 있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2016년 2월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가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해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 美전략자산 전개에 따른 군사·전략적 부담 확대
북한의 군사력은 한국을 양적으로 압도하지만 대부분 재래식 전력인 탓에 실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에는 한국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음이 기정사실이다. 이에 북한은 미사일·생화학무기·특수전부대·사이버전력 등 전쟁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비대칭전력 증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한미양국 역시 대북 비대칭전력을 증강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억제하고 있다. 특히 항공 전력과 방공망이 취약한 북한에게 미국의 공군 전력은 가장 확고한 대북 비대칭 전력으로 불린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마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스텔스 전투기 ‘F-22’ 등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한다. 이들 무기가 언제든지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지속적인 경고는 북한에 막대한 군사·전략적 부담을 안겨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월 포병부대를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 캡처

3. 대응훈련에 따른 경제적 부담
한미 양국이 군사훈련을 실시할 때마다 북한도 이에 대응하는 무력시위 및 군사훈련을 벌여야한다. 지난해 4월 북한은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대규모 포사격 훈련 감행했다. 아울러 이 기간 항공기 출격 횟수를 평소보다 여섯 배나 많은 700회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로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북한은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로 유류제재가 강화된 상황에서 비상 병력동원태세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버거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대남 선전 포스터. 조선의오늘 캡처

4. 민족공조론 기반 대남 통일전략 실천
북한이 제시하는 ‘통일’의 실질적인 의미는 한반도에서 사회주의·공산주의 혁명을 완수하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분단의 원인이자 통일의 장애인 미국에 대한 자주화투쟁을 내세운 한반도 적화통읠 달성을 궁극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01년부터 “외세와의 공조를 배격하고 민족공조로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 자체의 힘에 의해 해결해 나가자”고 제의하는 등 ‘민족공조’, ‘우리민족끼리’를 통일운동의 핵심용어로 사용해왔다.

이처럼 민족공조론을 내세운 집요한 한미연합훈련 폐기 요청은 결국 북한의 전통적인 통일전략의 실천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장면. 조선의오늘 캡처

5. 무력 적화통일 현실화
우리측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미국에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면 한미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한미동맹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 위협을 동반한 무력도발을 자행하면 한국은 군사·전략적으로 진퇴양난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태우 군사학과 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이유는 미국과 핵전쟁을 벌이고 그 영토를 점령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하며 “북한은 한미동맹 페기로 핵우산 동맹이 사라진 한국에 핵 무력을 내세워 적화통일을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