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특성상 자력대피 환자 적어…중환자 이동 불가능
의료진도 위험 노출 가능성, 달라진 게 없는 정부대책
병원 특성상 자력대피 환자 적어…중환자 이동 불가능
의료진도 위험 노출 가능성, 달라진 게 없는 정부대책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불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화재대응 취약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특히 병원은 다른 대형시설과 달리 거동이 불편한 입원환자가 많다. 소방당국의 발표를 보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중환자 등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 제때 대피하기 어려운 ‘병원 화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불에 약한 화학약품과 이불 등 면 제품이 많아 작은 화재로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만큼 보다 강력한 화재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병원이 화재에 취약한 이유는 혼자 대피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호흡기나 기타 의료기기에 의존하는 중환자의 경우 침대 자체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 또는 의료진까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사망자 대부분은 유독가스를 흡인해 중태에 빠진 상황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병원이 화재 상황을 대비해 자체 매뉴얼을 만들고 모의 훈련 등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2014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에게 제출한 ‘17개 국공립 및 민간 의료기관 안전점검 실시결과’ 자료를 보면, 국내 병원의 환자대피 계획, 위기단계별 조치사항 등 위기관리 매뉴얼 관리는 미흡했다.
의료기관별로 주기적인 소방점검 및 정전대비 시설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비상계단 대피로를 확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피난대비 시설과 신호 유도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또 화재 대피장소에 호흡기구를 비치하지 않은 등 화재 발생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직원들의 이직은 잦은데도 불구하고, 모의 소방훈련과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위기 발생 때 직원 개인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등 총체적 대응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 지 약 3년이 지났으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위기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민·관 합동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면서 화재 등 안전사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 점검을 받는다고 해도 막상 닥치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종병원과 바로 옆에 있는 세종요양병원은 작년에 모두 점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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