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준비하는 맨유, 흔들리는 맨시티 잡을까
맨체스터시티 승리시 리그 우승 확정
라이벌 팀 우승 확정 미루기 위해 총력전 예상
각본은 짜여졌다. 최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는다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8일(이하 한국시각)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32라운드 홈경기를 펼친다.
이 경기가 끝나면 나란히 6경기씩 남겨두는 가운데 승점 84의 맨시티가 승리하면 그대로 리그 우승 확정이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라이벌 맨유를 상대로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의지가 간절하다.
물론 맨유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 현실적으로 맨시티의 우승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들 앞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다행히 맨유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지난달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 실패의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리그만 보면 지난 2월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충격패(0-1) 이후 4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첼시(2-1)와 리버풀(2-1)을 상대로도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워 승리를 챙겼다.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한동안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리며 ‘먹튀’란 소리를 들었지만, 시즌 초 강렬했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근 9경기에서 9골 2도움을 기록 중이고,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득점뿐 아니라 연계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이면서 팀 공격력 상승을 불러왔다.
알렉시스 산체스도 맨유 적응을 마쳤다. 이적 후 풍부한 활동량과 압박은 돋보였지만 공격 포인트가 부족해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 1월 FA컵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10경기 출전 1골 2도움이었다. 맨유에서 등 번호 7번을 달았지만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는 활약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산체스가 돌아왔다. 헌신하는 모습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지난달 31일 스완지 시티와 리그 맞대결에서 1골 1도움 맹활약을 보이며 2-0 완승을 이끌었다. 밀집한 공간을 뚫어내는 창의적인 움직임과 패스, 드리블, 결정력, 압박과 수비 가담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맨유 이적 후 처음 나서는 맨시티전인 만큼 의지도 남다르다.
조세 무리뉴 감독과 불화설 및 이적설이 돌았던 폴 포그바도 최고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3월 A매치 이전까지만 해도 수비를 우선시 팀 전술에서 겉도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선호하는 왼쪽에서는 산체스, 애슐리 영과 동선이 겹쳤다. 심지어 혜성처럼 등장한 스콧 맥토미니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기는 굴욕까지 겪었다.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3월 A매치에서 부활했다. 두 번째 A매치였던 러시아전에 선발 출전해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킬리안 음바페의 선제골도 포그바의 예리한 패스가 만들었다.
기세는 소속팀에서도 이어졌다. 스완지전에서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과 간결하고 창의적인 패싱력을 보이면서 완승에 힘을 보탰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만큼 맨시티전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간다는 심산이다.
만년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성장한 제시 린가드, 중요한 경기에서는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는 마커스 래쉬포드, 경험이 풍부한 후안 마타, 8경기째 침묵에서 벗어나려는 앤서니 마샬 등 이를 갈고 있는 선수들도 많다. 물샐틈없는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는 유럽에서도 최정상급으로 손꼽힌다.
반면 맨시티의 분위기는 다소 침울하다. 지난 5일 UCL 8강 1차전 리버풀 원정에서 0-3으로 대패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완패였다. 리버풀보다 많은 11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역사상 최고의 팀이라 평가받았던 만큼 충격이 크다.
이에 맨유는 홈에서 치러진 올 시즌 첫 라이벌전 패배를 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짜인 각본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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