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서울 분양권 거래...한쪽은 기대·한쪽은 불안
“투자자들 호가 상승 기대, 실수요자 선뜻 매수 어려워”
분양권 웃돈에 대한 격차도 여전
정부의 분양권 전매 금지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 여파로 분양권 거래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다음 달 서울 알짜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대거 풀리면서 거래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분양권에 대한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또 다른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총 86건(신고건수 기준)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 742건 대비 88.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분양권 거래는 지난해 5월 사상 처음 1123건을 기록한 이후, 12월 538건으로 반토막났다. 이후 올 1월 153건, 2월 128건, 3월 114건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이처럼 분양권 시장 감소세는 지난해 6·19부동산대책과 8·2부동산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분양권 거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약조정대상지역 새 아파트 분양권은 입주 전 전매를 금지해 소유권 이전등기 이후에만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했다. 또 분양권 양도세율을 50%로 높였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분양권에 대한 양도세 50% 부담으로 실제 매물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실수요자 역시 선뜻 매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양권 전매 금지 이전에는 일단 분양받아 단기간에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지난해까지 호황을 누리던 분양권 시장이 올해는 이와 다르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다음 달 서울 요지에 들어서는 알짜 아파트 단지 분양권 전매 제한이 대거 풀리면서 분양권 거래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음 달에는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양천구 신정동 ‘목동파크자이’,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크푸르지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 등 알짜 단지들의 분양권 규제가 풀릴 예정이다. 이어 7월에도 도봉구 쌍문동 ‘도봉금강아미움파크타운’을 비롯해 마포구 창전동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데시앙’, 강서구 염창동의 ‘e편한세상 염창’ 등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진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는 최소 계약 후 1년6개월이 지나야 분양권 거래가 가능하며, 강남 4구에서는 입주 때까지 분양권 거래가 금지된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의 양도소득세까지 부담하지만, 벌써부터 사려는 사람이 많아 호가가 뛰고 문의전화도 많다”면서도 “분양가에 비해 껑충 뛴 호가 때문에 실제로 거래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분양권에 대한 분양가에 웃돈이 크게 붙으면서 실수요자들이 분양권을 선뜻 매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분양권 전매가 풀리며 기대 수요들이 많지만, 사실상 시장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도 문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알짜단지 분양권 전매가 풀리고 이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있지만, 분양권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전처럼 활기를 띌지 의문”이라며 “시장에는 양도세 중과로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호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분양권을 내놓고 있지만,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분양시장 내 지역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분양권 역시도 웃돈에 대한 격차를 보이면서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3월 부동산114가 전국 215개 단지, 19만3000여가구에 대한 분양가 대비 분양권 시세를 분석한 결과 11.7%인 2만2578가구(33개 단지)에서 분양권에 웃돈이 없거나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서울은 웃돈이 가장 많이 붙었다.
서울의 거래 가능한 분양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약 10억4000만원으로, 분양가(평균 8억1500만원) 대비 평균 2억2500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