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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파괴’ KIA 마운드, 5할 붕괴 자충수


입력 2018.07.09 10:54 수정 2018.07.09 10:54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양현종-헥터 제외한 모든 투수들 보직 모호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 중인 KIA 임기영 ⓒ KIA 타이거즈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지난 주말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연패하며 다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7일 경기에선 경기 중반 이후 박준태-버나디나의 홈런포가 터지며 승기를 잡나 싶었지만 8회초 필승조로 나선 김세현과 윤석민이 난타당하며 결국 5실점, 10-13으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KIA 벤치의 안이한 불펜운용이 패인이었지만 선발로 나선 팻딘 역시 4.1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최근 살아난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맹폭을 퍼부으며 승리한 6일 경기에서도 선발투수 임기영의 투구는 5이닝 4실점으로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1회말 7득점 직후 2회초에 4연속 피안타로 3실점해 자칫 경기 흐름을 상대에 내줄 수도 있었다. 전반적인 제구가 다소 높았고 이닝 소화 능력도 부족했다. 넉넉한 득점 차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다.

올 시즌 임기영은 5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에 비하면 평균자책점이 2점 가량 높아졌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 피안타율이 0.294에서 0.331로,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가 0.735에서 0.900으로 모두 안 좋아졌다.

올 시즌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다. 4월 2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5월말까지 7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2승 5패 평균자책점 6.03으로 부진했다. 6월부터는 불펜으로 전환되어 6월 16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에 구원으로 나섰다. 하지만 6월 23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부터는 다시 선발로 전환됐다.

임기영의 보직 변경은 부진 탓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그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참가의 여파 탓인지 어깨가 좋지 않아 1군 합류가 늦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발로 고정해 로테이션을 지키는 편이 바람직하다. 시즌 중 선발과 불펜을 들락날락하는 기용은 과거 수많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득보다 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

KBO리그 2018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이 같은 기용 방식은 임기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승혁은 4월 4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 구원 등판해 시즌을 불펜에서 출발했다. 이후 선발 투수로 전환되어 5월말까지 8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6월 2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는 구원 투수로 나서 1.1이닝을 던진 뒤 다시 선발로 전환되어 2경기를 소화했다.

올 시즌 부진한 외인투수 팻딘은 시즌 개막 후 6월말까지 16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7월 4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는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던졌다. 그는 7일 광주 LG전에는 다시 선발로 전환했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4.1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어깨뼈 제거 수술 후 1년 반 이상의 오랜 재활을 거친 윤석민은 1군 복귀전이었던 6월 2일 광주 두산전부터 3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하지만 3전 전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하자 6월 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부터 마무리 투수로 전환됐다.

어깨가 좋지 않았던 윤석민이 마무리로서 불펜에 상시 대기하는 것이 부담이 되지 않는지, 연투는 가능한지 의문부호가 붙는 지점이다. 김현수에게 결승 만루홈런을 허용한 7일 경기처럼 마무리보직에서도 부진이 이어질 경우 다시 선발로 보직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에 의존한 야구를 펼친다는 평을 받는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올 시즌 KIA는 양현종과 헥터의 원투 펀치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투수들의 보직이 확실치 않다. 선발에서 부진하면 불펜, 불펜에서 부진하면 다시 선발로 돌아가는 땜질식 기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는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준비하는 것부터 루틴까지 천양지차라 시즌 중 보직을 오가는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KIA의 올 시즌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24로 6위로 처져있다. 리그 평균 5.04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4.31로 리그 2위였던 기록과는 차이가 두드러진다. 선발 투수들이 부진하다고 보직 파괴라는 미봉책으로 일관하면 오히려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 5할 승률을 좀체 넘기지 못하는 KIA가 5위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마운드 운용에 있어 확실한 원칙을 갖춰야 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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