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홈 개막전을 앞두고 있는 ‘신축 야구장’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를 놓고 이번에는 ‘정체성’ 논란 이슈가 불거졌다.
24일 충청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주간업무회의에서 “한화 야구장은 명확한 대전시 자산이다. 한화에 사용권을 준 것”이라며 “그곳에 설치된 63빌딩 조형물은 대전시 정체성과 상관이 없다. 구단은 시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 소재의 63빌딩은 한화생명 소유 건물인데 대전과 관계없는 것을 대전 야구장 내 조형물로 세운다는 것에 이 시장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 구장 외야석에는 63빌딩 조형물이 설치됐다. 63빌딩 조형물은 야구장 본부석에서 바라보면 2루석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한화 이글스 관계자에 따르면, 가림막 처리되어 있던 해당 조형물은 개막전에 앞서 철거될 예정이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를 둘러싸고 잡음이 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개장 전 야구장 명칭을 놓고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2074억 원이 투입된 ‘신축 야구장’ 건립에는 시가 1438억 원, 한화가 486억 원을 분담하며 추진됐다. 이를 통해 한화는 25년간 구장 사용권과 네이밍라이츠(명명권)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구장명은 한화 의지대로 ‘한화생명 볼파크’로 정했다.
연고지 ‘대전’이 빠진 것에 대한 지역 시민의 반발을 타고 지역 정치권까지 “지역 정체성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전 야구팬들도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지역 연고지명이 빠진 구장명은 대전이 유일하다. 신축구장 건립 때 구단 모기업 지원을 받은 광주·대구·창원도 모두 지역 연고지명이 붙었다”며 한화 결정을 비판했다. 결국, 한화는 명명권에 대한 완전한 권리를 보유하고도 연고지역과의 상생을 택했다.
이번에도 한화 이글스는 대전시 지적에 따라 조형물을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 대전시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전 협의 절차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가 500억 가까이 시설 투자를 하고, 25년 네이밍라이츠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대전시의 개입이 깊어진다면, 향후 타 프로스포츠 구단이 대전시와 건설적 논의를 하는데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분명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