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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오늘밤 '이불킥'…하노이회담 '무리수' 왜 나왔나


입력 2019.03.05 04:00 수정 2019.03.05 07:14        이배운 기자

‘대북제재 전면해제’ 요구에 회담 결렬…개인적 조급함이 화 부른듯

아산정책硏 “김정은 자기 실수 인정못해…외교인사 신상 변화 생길수도”

‘대북제재 전면해제’ 요구에 회담 결렬…개인적 조급함이 화 부른듯
아산정책硏 “김정은 자기 실수 인정못해…외교인사 신상 변화 생길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박 5일간의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 밤 북한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된 여정을 마친 김 위원장은 처소에 몸을 뉘이지만, 북미협상 테이블에서 ‘무리한 요구’를 내민 것을 후회하면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북미정상회담에서 ‘스몰딜’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외교가의 예상을 깨고 ‘대북제재 전면 해제’라는 큰 요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외의 또 다른 대규모 핵시설까지 제거해야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고 제안했고, 양측은 이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내 회담이 무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과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차 미북 정상회담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김 위원장이 이같은 무리수를 둔 것은 대북제재에 따른 강한 압박감을 방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김 위원장은 남북경협 재개만으로는 이를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내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완성의 해’를 앞두고 경제성과 도출이 시급한 입장이다. 오랜 경제제재와 생활고로 주민들의 피로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부실한 성과는 자칫 체제 동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CNN

김 위원장의 개인적인 조급증이 화를 불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요구가 관철되면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며 “그간 추진해온 핵보유 전략이 마침내 결실을 맺을 상황이 도래하자 일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무진의 잘못된 건의가 김 위원장의 무리수를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고지도자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는 북한의 경직된 체제가 최종적으로 잘못된 의사 결정을 도출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김혁철 등 실무진이 협상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못하고 김 위원장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만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어찌됐던 북한의 과한 욕심과 실패한 전략으로 인해 김 위원장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 불발로 김 위원장이 적잖은 심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이 회담 결과를 낙관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놨던 만큼 최고지도자로서의 체면 손상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수령절대주의’를 택하고 있는 북한 체제상 김 위원장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리 없다”며 “정상회담에 관여한 일부 인사들의 신상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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