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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사업다각화 사상누각?…인니 등 적자 법인 줄줄이 청산


입력 2019.03.26 06:00 수정 2019.03.25 17:47        최승근 기자

인도네시아 가공식품업체 청산, 남은 두 곳은 적자행진

온라인몰 트라이씨클 자본잠식…홍콩법인 청산, 상해도 연내 청산 가능성 높아

인도네시아 가공식품업체 청산, 남은 두 곳은 적자행진
온라인몰 트라이씨클 자본잠식…홍콩법인 청산, 상해도 연내 청산 가능성 높아


서울 압구정 LF 사옥.ⓒLF

LF가 해외사업에서 부진을 겪으며 현지 법인 청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식품‧유통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LF는 패션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인수한 일부 기업의 경우 적자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해 내실을 등한시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지난해 LF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F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바 씨푸드(PT. Java Seafood)와 홍콩에서 패션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트라이씨클 오가게 홍콩 법인을 청산했다.

자바 씨푸드는 가공수산물을 판매하는 회사로 2011년 인수했다. 2017년 매출액 106억2000만원에 당기순손실 14억7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LF푸드가 보유한 60% 지분을 처분하면서 LF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이 회사를 청산하면서 LF는 30억7400만원의 처분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청산한 자바 씨푸드를 제외하고 LF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PT. Three Six World, PT. Sinar Gaya Busana 등 2개 법인을 더 운영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의류판매사업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 기준 각각 12억5000만원, 10억8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인 2017년에도 각각 6억1800만원, 27억2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2015년 인수한 온라인몰 업체 트라이씨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트라이씨클은 온라인 종합몰 하프클럽과 패션 트렌드 전문몰 오가게, 유아동 종합몰 보리보리를 운영 중이다.

트라이씨클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이 -28억1200만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LF가 지난해 청산한 트라이씨클 홍콩 오가게 법인은 2017년에도 자본잠식에 빠져 사실상 사업을 벌이지 못했다.

트라이씨클 상해 유한공사도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졌으며 매출 없이 3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홍콩 법인에 이어 상해 법인도 연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인수한 주류유통업체 인덜지도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인수 첫해인 2017년 30억3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는 39억1100만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외 홍콩 의류판매 법인(First Textile Trading co. Limited.)도 2017년 29억1200만원 당기순손실에 이어 지난해는 61억500만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이탈리아 의류판매 법인(Polaris S.R.L)도 2017년 15억1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5억3200만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주력인 패션사업을 비롯해 사업다각화 전략에 따라 인수에 나섰던 식품과 주류 사업에서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잇따른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분야와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사업다각화 전략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체질 전환 작업이 회사의 정체성을 흐리는 동시에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수입 식자재 사업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 인수한 일본 식자재 유통기업 모노링크는 첫해 매출액 538억9800만원, 당기순이익 45억6100만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매출액은 890억5300만원으로 65.2%, 당기순이익은 69억700만원으로 51.4% 증가했다.

같은 해 인수한 유럽 식자재 전문기업 구르메F&B는 2017년 첫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18억900만원, 12억900만원에서 지난해 340억8100만원, 25억8400만원으로 매출액은 약 3배, 당기순이익은 2배가량 늘었다.

LF는 지난해 11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개발사업에도 진출했다. 기존 패션, 식음료 사업에서 부동산개발 사업으로 한 단계 사업영역을 더 확대한 것이다.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업목적을 ‘주방용품·전기·전자용품 제조판매’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 향후 주방가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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