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는 류현진, 과연 지친 탓일까
8월 4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48
현미경 분석과 흔들리는 커맨드 영향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류현진은 8월 4경기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48로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8월 12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시즌 12승, 평균자책점 1.45로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였다.
하지만 이후 애틀랜타전 5.2이닝 4실점, 뉴욕 양키스전 4.1이닝 7실점, 애리조나전 4.2이닝 7실점으로 흔들렸다. 2경기 연속 5이닝 이하 7실점 경기를 펼치면서 전반기 상승세는 온데간데없고, 데뷔 이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4실점 이상을 내주며 흔들리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류현진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LA 지역매체 다저스네이션은 “6인 선발 로테이션을 통해 류현진에게 몇 주간 휴식을 더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많은 현지 언론들은 사이영상 레이스보다는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로테이션 운영을 통해 류현진에게 추가 휴식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류현진의 부진은 정말로 체력 문제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류현진은 올해 25경기에 나와 157.1이닝을 던졌다. 2014년(152이닝) 이후 최다 이닝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적은 데뷔 시즌인 2013년 30경기 192이닝이다.
남은 정규시즌 일정을 로테이션 조정 없이 정상적으로 소화한다고 해도 2013년 192이닝을 도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매 시즌 에이스급 투수들이 최소 200이닝 정도는 소화한다고 봤을 때 류현진의 이닝 소화력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가운데 올 시즌 2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체력 문제가 지적된다면 류현진은 내구성에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투수로 남을 수밖에 없다.
8월에는 1일 콜로라도전 등판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후 11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재등판에 나섰다. 11일 동안 휴식을 취한 류현진이 이후 3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체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다소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부진했던 지난 3경기서 구속과 제구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피칭 스타일이 상대에게 간파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익히 알려진 대로 류현진은 탈삼진을 많이 뽑아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또한 9이닝 당 볼넷 허용률도 낮다. 집중 분석을 마친 상대가 투구 패턴을 철저히 파악해 나섰다면 류현진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로버츠 감독의 지적대로 흔들리는 커맨드도 최근 부진에 한몫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닌 류현진에게는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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