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1일차, 文대통령 메르스 발언 추궁
권성동 "정부를 대표해 사과하라" 촉구했으나
진영, 끝내 "정부 일원으로, 장관으로서 송구"
'시진핑 3월 방한 선거 이용설'에는 강하게 반발
국회 대정부질문 1일차에서 코로나19 위기 확산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적이 쏟아졌다. 권성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문 대통령의 발언을 하나하나 인용하며 책임을 추궁했다.
권성동 통합당 의원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 사태 때 누가 했던 발언"이라며 △(확진자 18명) 정부, 초기 대응 실패했다 △(확진자 25명) 보건복지부장관 사퇴하라 △(확진자 87명) 국가비상사태 선포하라 △(확진자 175명) 정부가 메르스 슈퍼전파자다. 대통령이 사과하라 등의 발언을 소개한 뒤 "발언한 분이 누구인지 아느냐"라고 물었다.
말문을 쉽게 떼지 못하던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이 "네"라고 간신히 대답하자, 권 의원은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 확진자 18명 때 초기대응 실패라더니 25명이 되자 주무장관을 사퇴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문 대표가 대통령이 되니, 코로나 확진자가 28명일 때 '곧 종식된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데도 '짜파구리' 오찬을 하시고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해 '중국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라고 위로했는데, 진짜 중국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 됐다"며 "원칙과 기준이 같아야 하는데, 왜 잣대가 다르냐"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야당대표일 때와 대통령일 때가 이렇게 달라서야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며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발언대로라면 벌써 사과하고 주무장관 해임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정부가 아니냐"라고 다그쳤다.
계속되는 추궁에 진 장관은 "그 부분 직접적으로 답변드리기는 어렵다"며 "아무튼 지금은 코로나19를 조기에 종결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갔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유은혜 부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등은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권성동 의원은 진영 장관을 향해 "오늘 정부를 대표해 나왔느냐"라며 "대통령도 총리도 국민에 대한 사과가 없는데, 정부를 대표해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라고 촉구했다.
진 장관이 "국민 여러분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대해 행안부장관으로서…"라고 말문을 열자, 권 의원은 "장관이 아니라 정부를 대표해서 (사과)하라"고 재촉했다. 그러나 진 장관은 "정부를 대표해서 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일원으로서, 장관으로서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국무위원들을 대표해 진 장관은 수 차례 사과 입장을 밝히며 자세를 낮췄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을 선거 분위기 조성에 이용하기 위해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인 입국금지 확대 타이밍을 놓쳤다는 세간의 비판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때 북미정상회담으로 선거에 재미 좀 보지 않았느냐"라며 "이번에는 북미정상회담도, 남북정상회담도 안되니 시진핑을 3월에 모셔서 정치적 이익을 좀 보려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중국에 대해 계속 저자세를 보인 게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그러자 진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그런 것을 생각해서 중요한 국가의사결정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