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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차트 1위 기피 현상까지?…실체 없는 ‘사재기’ 의혹의 후폭풍


입력 2020.03.09 13:13 수정 2020.03.09 13:1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로맨틱팩토리

음원차트 1위를 하려면, 어떤 식이든 무게를 버텨야 가능한 걸까. 가수들의 염원이었던 음원차트 1위는 '사재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 상황에서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다. 더욱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라면 짊어져야 할 무게는 수십, 수백 배가 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도 칭찬이나 응원보다 악플과 모욕에 시달리는 게 수순이 됐다.


가수 오반은 지난 5일 새 디지털 싱글 ‘어떻게 지내’를 내놓았다. 발매 다음날인 6일 오전 7시 기준 ‘어떻게 지내’는 지니, 바이브 등의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최상위권에 신곡을 안착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어떻게 지내’는 밝은 분위기의 비트, 그리고 이와 대조되는 이별을 대하는 가사로 듣는 이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별을 맞이하는 오반의 색다른 접근이 통했다는 평이다. 특히 신곡은 ‘불행’ 이후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을 선보였던 오반이 데뷔곡인 ‘과일’과 같은 밝은 느낌까지 가미되면서 팬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노래 자체만 놓고 보면, 음원차트 1위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누리꾼은 동시기 음원차트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던 가수들과 오반의 인지도를 문제 삼았다. 글로벌한 팬덤을 자랑하며 음원차트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방탄소년단, ‘아무노래’로 줄곧 음원 차트 상위를 지켰던 지코, 전 세대에서 폭넓은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유 등 막강한 가수들과 오반의 팬덤은 비교불가라는 입장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새벽 시간 차트 순위가 팬덤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과 다른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반은 음원을 낼 때마다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앨범의 경우는 멜론 차트 기준으로 이번 신곡 ‘어떻게 지내’ 보다도 높은 순위로 시작했다. 지난해 소유와 콜라보한 ‘비가 오잖아’는 멜론 실시간 4위, 오반의 솔로곡인 ‘전화를 할까봐’는 9위까지 안착했다. ‘불행’ ‘행복’ 등의 곡들도 성공적인 결과물로 남았다.


일부 누리꾼은 석연치 않은 순위에 오반을 향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과 그의 지인, 심지어 반려견을 향한 욕설과 모욕들을 쏟아내기에 이르렀다. 결국 오반은 ”여러분이 원하는 해명을 2년째 늘상 해왔다. 너무 아프고 슬프다. 내가 원해서 한 순위가 아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누리꾼은 조금이라도 의아한 순위가 나오면, 곧바로 그 대상에게 지적과 의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래 퀄리티와 상관없이 1위를 했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오반의 소속사 로맨틱팩토리의 박준영 대표는 “이전에도 누명을 뒤집어쓰고 2년에 걸친 소송 끝에 허위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드디어 억울한 프레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신곡으로 또 사재기 의혹을 받으니 억울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 박 대표는 “아티스트가 이번 사안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음원을 낼 때 ‘차트에 안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분명 이전부터 히트곡도 있었고, 꾸준히 차트에 이름을 올렸는데 갑자기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차트 순위가 안 나오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사재기 의혹을 공론화 시킨 건 블락비 박경이다. 동료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고, 언급된 가수들은 고소를 진행했다. 박경은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입대 연기를 신청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찰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지부진한 수사가 지금의 사태를 초래한 꼴이다. 음원 사재기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다면 또 다시 그 상처는 가수들에게 돌아간다. 그게 어느 쪽이든 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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