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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투더스포츠] 평범했던 4월15일, 이승엽에겐 위대한 시작일


입력 2020.04.15 00:21 수정 2020.04.16 09:1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LG 마무리 '노송' 김용수 상대로 데뷔 첫 타석 첫 안타

1995년 4월15일, 낯설었던 처음 극복하며 전설의 시작 알려

한국야구의 최고 스타로 기억되고 있는 이승엽. ⓒ 연합뉴스

숱한 불멸의 기록과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환희와 감동의 순간을 선사했던 이승엽(44)에게도 낯선 ‘처음’이 있었다.


한국야구의 최고 스타로 기억되고 있는 이승엽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1995년 4월15일이다. 여드름이 벗겨지지 않은 19세 고졸 루키 이승엽이 대망의 프로 데뷔 타석을 맞이한 날이다.


잠실야구장서 펼쳐진 시즌 개막경기 LG트윈스-삼성라이온즈전.


1-1 맞선 9회초 류중일(현 LG트윈스 감독) 타석 때 대타로 들어선 이승엽은 3만 여 관중 앞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한 투수는 당시 LG의 전설이자 ‘노송’으로 불린 특급 마무리 김용수였다. 대선배 앞에서 기세가 눌릴 만도 하지만 이승엽은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린 끝에 중전 안타를 뽑았다. 프로 데뷔전 첫 타석에서 만든 1호 안타다.


비록 팀은 1-5 패했지만 4월15일 데뷔전 안타를 타고 이승엽은 이튿날 데뷔 첫 선발 출장했다. 처음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대투수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안타까지 뽑아낸 덕이다.


두 번째 경기(잠실 LG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4타수1안타)은 데뷔 첫 타점까지 기록했다. 8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 LG 투수 이병석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쳤지만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첫 타점을 올렸다. 안타로 올린 타점은 아니지만 통산 1498타점(역대 1위)의 신호탄이 됐다.


안타와 타점의 맛을 본 이승엽은 1995년 5월2일 광주 무등구장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6회초 이강철의 커브를 통타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데뷔 첫 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1999시즌 54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본의 전설적인 타자 오사다하루(55홈런)의 기록 경신을 꿈꿨다.


이승엽 ⓒ 연합뉴스

이승엽 모토대로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2003년 기어코 해냈다. 10월2일 홈 대구 롯데전에서 이승엽은 이정민의 낮은 공을 받아쳐 잠자리채로 물결치는 외야로 날리며 아시아 최다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사전 예매만으로 매진된 2017년 10월 은퇴경기에서는 넥센 한현희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22년간의 화려했던 전설의 행보를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마쳤다. 은퇴하는 날까지 홈런과 타점을 추가한 이승엽의 KBO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1906경기 타율 0.302(7132타수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 낯설었던 처음을 극복하고 이뤄낸 결과물이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날이었던 1995년 4월15일. 이승엽은 전설의 시작을 알리며 한국야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21세기 한국 야구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을 스타가 됐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날일 수 있는 2020년 4월15일.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오늘도 어딘가에서 이승엽 말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정한 노력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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