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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갸우뚱’ ESPN, KBO리그 가치 공짜로 봤나


입력 2020.04.23 15:46 수정 2020.04.23 15:5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SPN, KBO리그 영상 무료 제공 요구

가치 공짜로 보는 태도에 미국 언론도 실망

잠실야구장.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개막일까지 확정한 KBO리그는 해외 야구팬들과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구단 교류 연습경기에 해외 취재진이 찾아왔다. 미국 현지언론 역시 한국의 KBO리그가 개막일을 확정하고 시범경기 성격의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KBO와 KBO리그의 국외 판권을 갖고 있는 에이클라에 중계와 관련한 문의를 해왔다.


KBO리그 입장에서는 미국 내에서만 1억 명에 달하는 유료 시청자를 보유한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의 관심은 너무나도 반가웠다. 메이저리그(MLB)와 비교해 경기력은 당연히 떨어지지만 KBO리그만의 독특한 응원 문화 등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가 국외로 뻗어나간다는 것에 KBO도 협상 주체에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미국 NBC스포츠에 따르면, ESPN 측에서 중계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영상을 무료로 제공받기를 원했다.


이런 상태라면 협상은 진척되기 어렵다.


금액 수준을 떠나 미국 전역에 KBO리그가 중계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뒀지만, KBO리그의 가치를 ‘공짜’로 본 ESPN 앞에서 더 나아갈 수는 없다. 공개입찰을 통해 KBO리그 국외 판권을 가진 에이클라도 엄연히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다. 위성 송출 비용 등 화면을 보내는 것도 큰 부담인데 공짜로 여긴다면 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


연습경기 펼쳐진 잠실야구장.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국 현지에서도 ESPN이 중계권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에 대해 갸우뚱한다.


미국 ‘NBC스포츠’는 이날 ESPN이 KBO로부터 무료로 영상을 제공받으려 한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실망스럽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KBO리그는 대만 야구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어떻게 무료 중계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가"라며 "미국에서 KBO리그가 중계가 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양 측이 같은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ESPN의 KBO리그 중계. 해프닝으로 끝난다면 너무나 아쉬운 결과지만, 처음부터 공짜라는 이미지를 심는다면 향후 KBO리그가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허탈함은 감추기 어렵다. 한국 야구팬들도 ESPN의 태도가 의아할 뿐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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