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유격수 편견 깨고 동점 적시타-역전 3점포
종반 마차도 역전포 살린 롯데 배터리..올해 개선?
딕슨 마차도(28·롯데 자이언츠)가 4타점 맹타로 ‘수비형 유격수’라는 선입견을 무너뜨리고 있다.
마차도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 KT위즈와의 원정경기에 7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역전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7-2 승리를 주도했다.
동점 적시타와 역전 3점포로 순도도 높다.
KT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낯선 투구에 말려 0-1 끌려가던 5회초 타석에 선 마차도는 무사 2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뽑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KT 강백호 홈런으로 다시 1-2 뒤진 7회초에는 1사 1,2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김재윤의 높은 공(시속 144km)을 놓치지 않고 때려 좌측 펜스 넘어가는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마차도는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을 기록, 가공할 공격력을 뽐냈다. 롯데는 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이후 4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마차도는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172경기 타율 0.227 OPS 0.579로 타격 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수비형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 성민규 단장도 마차도에게 우선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수비였다.
마차도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런 평가에 고개를 저으며 타격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청백전에서는 괜찮았지만 교류 연습경기에서 저조한 타율로 ‘수비형 외국인선수’라는 편견은 짙어졌다. 이를 마차도는 개막전에서 동점타와 역전 스리런까지 터뜨리며 편견을 무너뜨리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겸손했지만 시작의 결과만큼이나 내용이 좋다. 지난해 꼴찌로 추락했던 롯데는 경기 종반 역전승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뒷심이 없는 팀이었다. 끈질기게 따라 붙어도 배터리가 어이없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2020시즌 개막전에서는 달랐다. 포수의 수비가 안정된 가운데 불펜도 무실점을 기록하며 마차도의 역전 스리런 가치를 살려냈다.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마차도의 한 방이 빛났던 개막전은 ‘안 풀리는 팀’이라는 팬들의 편견을 무너뜨리는 시작점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