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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에서 폭파까지 12일…북한, 왜 서두르나?


입력 2020.06.19 14:22 수정 2020.06.19 14:2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경제 위축으로 인한 내부 불만 잠재우기

北 경제성장, '-6%' 예상돼…'고난의 행군' 수준

'미국 담판' 위해 몸값 올리기 나섰다는 분석도

"판 만들고 미국과 직접 통하겠다는 것"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북한의 대남공세가 일사천리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비판 담화 이후, 남북 간 연락선 차단‧연락사무소 폭파‧감시초소(GP) 군대 재주둔 등 예고한 조치들을 신속히 행동에 옮기고 있다.


북한의 대남 압박 '속도전'은 내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앞두고 '성과 부재'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해온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해이기도 하다.


대북제재로 경제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진 만큼, 미진한 경제 성과로 동요할 수 있는 내부 민심을 '남한 때리기'로 다잡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평양시민의 생활 보장'을 언급했다. 이는 북한에서 '귀족'이나 다름없는 평양시민조차 생활보장을 받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 사정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산하의 '피치솔루션스'는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6%로 전망했다. 지난 1997년 고난의 행군 시기 성장률(-6.5%)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 가을 대기근도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식량‧비료 수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농번기 인력 동원까지 여의치 않았던 만큼 곡물확보량이 크게 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 언론은 평양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시당, 시정부기관 간부들에 대한 식량배급이 최근 3개월간 끊긴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챙겨온 사업들 역시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잠행을 깨는 장소로 택한 인비료공장은 최근까지 정상 가동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최우선 중대사'라고 콕 집어 얘기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완공 시점 또한 자금난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경제 행보가 예년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며 "홍보할 성과가 없어 갈 데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과 함께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美와 담판 위해 '韓 우회로' 불태우나
"판 만들고 미국과 직접 통하겠다는 것"


북한의 대남 압박 속도전이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비핵화 최종 협상대상인 미국과 담판을 짓기 위해 '한국 우회로'를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통화에서 "우리나라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대남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판을 만들어 놓고 미국과 직접 통하겠다. 한국은 그 아래 끼어들어가는 형태로 고착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소장은 "미국에서 대선 레이스가 한참 펼쳐지고 있어 (북한이) 미국을 직접 타깃으로 하긴 어렵다"면서도 "남측 때리기에 나서면서 결국 미국을 움직이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미 대선이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남 공세를 통해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는 뜻이다.


김 소장은 한반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남북관계나 한반도 문제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회적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치고 산책을 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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