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역대 최대 수준의 현장인력 고용
'바이든 캠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인력
지지율 격차 벌어지자 지역별 맞춤 대응 나서는 모양새
코로나19 확산과 인종차별 시위 여파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장 공략으로 지지율 반등을 꾀하고 있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 인력 충원을 통해 지역별 맞춤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 유세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벌어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정치정문 매체인 '더 힐'은 13일(현지시각)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공동 현장조직인 '트럼프의 승리'가 300명의 직원을 새롭게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에 새로 합류한 현장인력 300명은 오는 15일까지 주요 공략지역으로 꼽히는 20개 주(州)에 배치돼 선거 캠페인을 도울 예정이다.
트럼프 캠프의 유급 인력은 신규 채용된 인원을 포함해 15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이든 캠프 측의 두 배를 상회하는 수준이자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바이든 측은 지난 6월 말까지 600명의 현장 선거운동 인력 확보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 인력 보강에 나선 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 주에서 조차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CBS뉴스와 유고브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소위 '선벨트'로 불리는 남부 3개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서 46%의 지지를 얻어 45%인 바이든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에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캘리포니아(55명) 다음으로 많은 38명이 배정돼있지만, 민주당은 1980년 대선 이후 텍사스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한 적이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인종차별 시위 등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급전직하해 텍사스마저 '경합주' 양상을 띠는 모양새다.
한편 2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플로리다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48%로 트럼프 대통령(42%)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고, 11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애리조나에선 46%로 동률을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여파로 트럼프 주요 지지층 흔들리고 있어"
대선까지 넉 달여 남아 예단 어렵다는 평가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주요 지지층이 거주하는 내륙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어 재선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랜트 리허 시큐러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대선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로 규정하며 "미국 선거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각돼온 경제 문제가 코로나 여파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남태현 매릴랜드 솔즈베리대학교 정칙학과 교수는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노년층 백인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위협 등으로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tbs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7만 명을 넘어서는 '2차 확산'이 트럼프 지지층인 내륙지방, 즉 시골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트럼프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고령자들은 병에 약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연방정부가) 보호해 주는 입장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각)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는데, 이를 두고 지지층 내 추가 확산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뒤늦게나마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선거일까지 넉 달여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현재 지지율을 바탕으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세 번에 걸쳐 진행될 공식 후보토론회에서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지지율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