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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았다?


입력 2020.07.20 09:00 수정 2020.07.20 07:14        데스크 (desk@dailian.co.kr)

3성 장군 출신의 황당한 충성심

‘저주의 굿판’ 언제 걷을 생각인가

지난해 7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미안하다 청년들아' 이승만 서거 54주년 추모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삼득 보훈처장, 대한민국 군 장성 출신이다. 별을 세 개나 달았었다. 육군 제5보병사단장, 육군본부 개혁실장, 국방대학교 총장을 거쳐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후 예편했다. 문재인 후보 부산 선대위에서 안보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겸 전쟁기념관장을 지낸 후 작년 8월 9일 국가보훈처장으로 임명됐다.


3성 장군 출신의 황당한 충성심


이쯤 되는 경력이라면 국가관은 제대로 서 있을 사람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인물들에 의해 어떻게 건국됐고, 6‧25 동란이 어떠한 성격의 전쟁이었는지에 대한 이해도 누구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력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보훈처가 어느 나라의 무엇을 위한 기관인지도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보훈처가 19일 이승만 초대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을 거행한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정권의 보훈처가 이날을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를 하게 된다. 그럴 만큼 대통령부터 정권의 실세라는 사람들의 역사인식이 뒤틀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 처장은 추모사를 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박사’라고만 호칭했다고 한다. 미루어 짐작컨대 가능하다면 추모식도 건너뛰고 싶었을 같다. 마지못해 가진 행사라는 것을 어느 부분에선가는 표를 내야 하겠다고 용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 전 대통령에게서 ‘대통령’이란 직함을 공식적 공개적으로 몰수해서 누구에겐가 성의를 보이려 한 것 아닐까?


조선일보 보도인데 ‘임시정부 대통령 출신’이라고 해 놓고서는 계속 ‘박사’로만 불렀다고 한다. 박 처장이 불러주지 않아도 이 전 대통령은 한성정부 집정관 총재였고 상해임시정부 국무총리, (통합)상해임시정부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초대 국회의장에 이어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그가 대한민국의 헌법을 공포했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내외에 선포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기 싫었을까? 군 장성을 지낸 사람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문 정권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충성심을 표하고 싶었을 수는 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이 정권의 실세들이 가진 역사인식에 부응하겠다는 나름의 충정이었다고 본다. 아닌가? 정말 박 처장도 1948년 건국된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있는 건가?


‘저주의 굿판’ 언제 걷을 생각인가


문 대통령은 재작년까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강조하더니 정작 작년부터는 3‧1절 100주년만 내세웠다. 아마도 북한 김정은 집단이 강하게 불쾌감을 표했을 듯하다. 건국 100주년이라고 해 버리면 북한 김씨 왕조가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셈이 되고 마니까? 문 대통령으로서는 아차 했겠지만 이미 주장한 것을 부인할 수도 없고 해서 아예 잊어버린 양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 대통령은 이승만에 의해 주도된 대한민국 건국을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 이른바 친문세력을 포함한 범 좌파는 끈질기게 대한민국의 위상과 정통성을 뒤흔들어왔다. 그 바람에 건국시기가 공중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들에게 한국은 존재는 하는데 언제 생겼는지는 모르는 나라가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호조차 대한민국으로 부르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빛이다. 그래서 재작년 9월 평양 5‧1경기장에서 연설을 할 때 ‘남쪽 대통령’으로 자신을 소개했던 게 아닐까? 남쪽 대통령이 있으면 북쪽 대통령도 있다. 그러면 그 위에 연방공화국이 있어야 논리적으로 아귀가 맞는다. 이미 그의 인식 속에는 ‘한반도연방’ 혹은 ‘고려연방’이 성립돼 있을 법도 하다.


이런 정부 아래서 보훈처장을 하려니까 국가관이고 뭐고 다 팽개쳐 버릴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래서 나름대로는 요령을 피워 표현한 것 같은데 3성 장군 출신으로서 너무 조잔하다. 잔꾀가 많아지면 실수도 잦아지게 마련이다. 보훈처가 지난달엔 6‧25 포스터에 나치 독일군 철모 사진을 넣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박의 소치였는지 대한민국을 희롱하려 했는지 기가 막힐 일이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리더들과 그 유력자들, 그리고 이들을 싸고 있는 좌파세력들에게 간곡히 말하고 싶다. 나라를 들어 장난치면 안 된다. 왜 한사코 배 밑바닥에 구멍을 뚫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침몰하면 우파만 빠지는 게 아니다. 국가의 정통성‧정당성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인 사람들이 이 땅에서 주인 행세를 하며 사는 모습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그 중에서도 더 어이없는 것은 이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과 그의 각료‧참모‧부하들의 ‘대한민국 부정’이다. 얼마나 더 이 ‘저주의 굿판’을 이어 갈 것인가?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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