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우승 눈앞에 두고 노이어 선방에 막혀
바르셀로나 떠나며 품었던 빅이어 주인공 꿈 좌절
‘빅이어’를 지나친 네이마르(27·파리생제르망) 눈가는 촉촉했다.
네이마르 소속팀 PSG는 23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지우 다 루즈에서 펼쳐진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1골도 넣지 못한 채 0-1 완패, 눈앞에 놓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후반 14분, 뮌헨 미드필더 조슈아 키미히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볼을 박스에 있던 공격수 코망이 PSG 수비수들 뒤로 뛰어들며 헤더골로 연결했다. 이는 뮌헨의 트레블을 완성하는 결승골이 됐다. 창단 5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을 꿈꿨던 PSG에는 치명타였다.
PSG 역습을 주도했던 ‘에이스’ 네이마르는 종료 휘슬을 들으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가 네이마르를 끌아 안으며 위로했지만 눈물은 네이마르 얼굴을 타고 계속 흘렀다. 한참을 벤치에 앉아 입술을 깨물었던 네이마르는 시상식을 앞두고 ‘빅이어’를 스치듯 지나갔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은 이미 있다. 2015년 FC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 등과 함께 빅이어를 들어 올렸던 네이마르다. 그때는 2인자였다. 네이마르가 PSG에 온 이유는 FC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메시를 넘기 위해서다. FC바르셀로나에 있는 한 메시에 가려 2인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기 전까지 모든 것은 무르익어 가는 듯했다. 결승전을 앞두고도 네이마르는 PSG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G로 이적한 이래 가장 컨디션이 좋다. 결승전이 너무 기대된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8강과 4강 경기만 봐도 네이마르의 컨디션을 쉽게 알 수 있다.
8강 아탈란타전에서 날카롭고 위협적인 드리블을 바탕으로 공격의 시발점이 된 네이마르는 ‘이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4강 라이프치히전에서는 골대를 두 번이나 강타하고, 디 마리에 골을 어시스트하며 공격 포인트도 올렸다. 현란한 드리블과 볼 키핑 능력 앞에서 라이프치히 수비수들은 파울 외 저지할 방법이 없었다.
동료들도 결승전을 앞두고 네이마르를 한껏 치켜세웠다.
PSG 홈페이지에 따르면, 음바페는 “네이마르는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다. 같은 팀에서 함께 뛰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FIFA 올해의 선수상도 수상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티아고 실바는 “네이마르가 8강과 4강에서는 골이 없었지만 결승에서는 골을 넣을 것 같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왔다”고 칭찬했다.
팀도 자신을 주목했다. 메시와 호날두가 빠진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관식’을 치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 무대에서 네이마르는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네이마르의 꿈을 막아선 인물은 뮌헨 GK 마누엘 노이어(35)였다. 전반 18분 음바페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는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들며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각도를 좁히고 다리를 뻗은 노이어 선방에 막혔다.
네이마르 슈팅만 막힌 것이 아니다. 후반 25분에는 디 마리아의 침투 패스를 받은 마르퀴뇨스가 8강·4강에 이어 다시 한 번 골을 노렸지만 노이어가 다리를 길게 뻗으며 막아냈다. 후반 종료 직전에도 음바페의 슈팅을 쳐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긴 했지만 노이어의 반사신경은 PSG의 의지를 꺾어놓았다.
노이어 앞에 번번이 막히는 동료들 슈팅에 네이마르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급한 탓인지 네이마르는 오히려 실수를 연발하다가 종료 휘슬을 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