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트윗'으로 존재감 알려
주치의 "증상 없고 안정적 상태 유지"
폐 질환 여부 등에 대해선 답변 거부
후유증 및 증상 악화 가능성 남아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진 판정 이후 처음으로 24시간 넘도록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오전 8시 18분께부터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리트윗(재게시)을 포함해 50개가 넘는 트윗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전날 66개의 트윗을 남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기도 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경기부양안 협상 중단의 책임을 떠넘겼을 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 △각종 의혹에 대한 항변 △비판적 언론에 대한 조롱 △지지자에 대한 감사 인사 등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하려 노력 중인 상황에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입지에 대한 걱정이 '트윗 세례(remarkable barrage)'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판정을 받았던 지난 2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육성 영상을 공개해왔다. 퇴원 당일에는 기획된 연출을 바탕으로 백악관 발코니에 서서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전용 헬기인 '마린 원'에 경례를 하기도 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이러한 순간에 군 통수권자가 국민에게 자신감을 표출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연출 배경을 설명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육성 영상을 생략하고 있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 CBS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 건강 상태와 관련한 주치의 메모를 공개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해당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날밤 휴식을 취했고, 오늘은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산소 포화도가 95%~97%로 나타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계속해서 매우 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콘리 주치의는 연방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폐 질환 여부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음성 판정 시점 등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파우치 "확진 5~8일 뒤 악화 가능성"
후유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이번 주말 건강 상태가 완치 분기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령(74세)인 데다 비만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70대 치명률이 7%이고, 미국은 4% 정도"라며 "치명률이 높지는 않지만 후유증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특성상 증상이 급작스레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최근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럴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코로나19 환자들을 보면 5일~8일 사이에 반전(reversal)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완치 여부가 갈리는 주말께 상태가 트럼프 대통령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변곡점이 될 거란 관측이다.
기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완치 시점과 관련해 "전파력이 없어도 바이러스가 조금씩 검출될 수 있어 바이러스 최종 음성 결과로 완치를 판단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경우 유증상자가 최초 증상 발현일로부터 열흘이 지난 시점에 24시간 정도 발열 없이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면 퇴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고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까지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면 미 질병관리본부(CDC) 지침에 따라 현장 복귀를 선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 퇴원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며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