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2심 선고
무죄 선고될 경우, 여권 대선판도 '출렁'
일각선 박스권 이낙연·이재명 대항마로도 거론
'미완성' '재판리스크'로 찻잔 속 태풍 그칠 듯
오는 6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2심 선고 결과에 여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죄가 선고될 경우, 현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구도로 진행 중인 대선판도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지사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 1심에서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무죄를 조심스레 점치며, 살아 돌아올 경우 여권 내 대선판도에 격변을 예상하는 시각이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친노·친문 직계라는 점에서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정통 친노인사이며, 동시에 지난 대선 문재인 후보 대변인을 맡는 등 문 대통령과 가까운 핵심 친문으로도 통한다.
현재 민주당 내 확실한 '친문' 대선주자가 없는 것도 친문 지지층의 기대감을 모으는 요인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대선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이미 '비문' 후보로 자리를 잡았고, 이낙연 대표의 경우 "문재인 정부 계승"을 외치며 친문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계파로서의 '친문'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이 대표와 이 지사, 김 지사를 세워놓고 그 뒤에 민주당 현역의원들을 줄 세우기 한다면 아마 김 지사 뒤에 가장 많이 서고 다음이 이 대표, 이 지사 순일 것"이라며 "대선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면 친문 인사 상당수는 김 지사의 편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 정체현상에 주목한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가 지지율 1, 2위를 다툰다고 하지만 몇 개월 째 20% 안팎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며 "여권에서 아직 확실한 대선주자는 없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지사의 등장은 지지층의 이목을 상당부분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김 지사가 친노친문 직계인 것 외에 대선주자로서 그간 쌓아온 성과나 주도하고 있는 아젠다가 없다"며 "김 지사 본인도 대선도전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무죄가 나온다면 대선판도에 한 차례 출렁임은 있겠지만 대세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게임체인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유무죄를 떠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자체로 당장 대선도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판의 핵심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등 업무방해 행위에 김 지사의 공모 여부다. 앞서 1심은 "김 지사의 대선과 지선에서 불법적으로 여론조사행위에 관여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과정이 드러났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었다. 설사 2심에서 공모여부가 인정되지 않거나 형량이 다소 줄어든다고 해도 부정한 세력과 깊은 관계를 맺었었다는 의심은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최종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 리스크'는 앞으로도 김 지사에게 족쇄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