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초반 플로리다·오하이오 확보했으나
바이든, 위스콘신·미시간서 역전 '엎어치기'
사전투표·우편투표에서 '민주당 몰표'…역전
미국 대선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개표 초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뒤엎고 경합주에서 앞서가며 재선이 유력한 듯 했으나, 개표 막판 사전투표·우편투표가 개표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판세를 재차 뒤집었다. 소송전으로 번지면 당선자 결정에 상당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의 대선 결과 특집 페이지에 따르면,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주에서는 5일 오전 1시(한국시각) 97%까지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49.5%를 득표해 트럼프 대통령(48.8%)를 역전했다.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미시간주에서도 같은 시각 90%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49.3%로 트럼프 대통령(49.1%)을 근소하게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2개 주에서는 개표 막판 사전투표·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바이든 후보의 몰표가 쏟아져 맹추격 끝에 역전이 이뤄진 양상이라, 남은 개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역전을 해내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다.
5일 오전 1시 현재 바이든 후보는 55명의 최대 선거인단이 걸린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승리하며 22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 38명이 걸린 텍사스주 등에서 승리하며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미국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는 '270'
바이든, 위스콘신·미시간 승리로 253명 확보
앞서고 있는 애리조나·네바다 확보시 '승리'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은 8개 주다. 알래스카주의 선거인단 3명은 개표 36% 현재 61.4%의 득표율로 압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도 78% 개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54.2%로 바이든 후보(44.5%)를 9.7%p의 격차로 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와 알래스카의 선거인단 23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한다면, 확보한 선거인단은 237명으로 늘어난다. 바이든 후보가 역전을 이룬 위스콘신·미시간의 선거인단 26명을 추가하면 확보 선거인단은 253명이 된다.
이것만으로는 두 후보 모두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가 없다. 결국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조지아(16명)·애리조나(11명)·네바다(6명) 4개 주의 개표 결과가 승부를 '일단' 가를 것으로 점쳐진다.
바이든 후보는 이 중 현재 앞서고 있는 애리조나(개표율 86% 현재 51.0%)와 네바다(개표율 86% 현재 49.3%)의 선거인단만 추가해도 정확히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앞서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를 확보해도 268명에 그친다.
재선을 위한 핵심 경합주로 손꼽혔던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에서 승리한데 이어, 1960년 대선 이후 항상 당선자가 승리했던 '징크스의 땅' 오하이오(선거인단 18명)까지 차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영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다.
'돌연패' 트럼프 캠프선 받아들이기 어려울 듯
트럼프 "이기던 핵심 주, 불가사의하게 사라져"
"연방대법원 가겠다" vs "법률팀 대기 중" 공방
이 때문에 결국 대선이 선거 소송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당선자 확정까지 상당한 지연이 있을 수 있다.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은 플로리다주 투표 검표와 관련해 소송전이 전개되면서, 당선자 확정에 36일이 소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지난밤에 확실히 많은 핵심 주들에서 이기고 있었는데 '투표 쓰레기 더미'가 집계되자마자 하나하나씩 불가사의하게 사라지기 시작했다"라며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크게 이겼지만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 한다"며 "투표소가 문을 닫은 뒤에 투표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소송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대사는 트위터에서 "선거를 훔치려는 민주당에 맞서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소송을 벌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며 "지금 공화당으로 돈을 보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 측은 소송이 제기될 경우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복수 외신에 따르면,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문제 제기'와 관련해 "미국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빼앗으려는 노골적 시도"라며 "적법하게 행사된 모든 표가 집계될 때까지 개표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에 나설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법률팀이 대기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