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경영권 승계 재판...'잃어버린 10년' 우려
재판 장기화, 삼성의 미래·국가 경제에 악영향...최소화 노력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이 9개월만에 재개되고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이 새로 시작되면서 한동안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던 '이재용 재판'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재용=재판이라는 등식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재판은 장기화되고 있다. 국정농단 재판은 지난 2017년 3월9일 1심 첫 재판을 시작으로 항소심과 상고심, 파기환송심을 거치며 만 3년8개월을 넘긴 상태다.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9개월간 재판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제 막 시작된 경영권 승계 재판은 국정농단 사건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해 3심을 모두 거치면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 삼성이 연이은 재판으로 ‘잃어버린 10년’이 될 수 있다는 말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는 재판은 경영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드는 리스크 요인이다.
사업과 재판 모두를 신경써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재판 출석 일정에 스케줄을 맞추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최근 유럽과 베트남 등 해외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에 일분 일초가 아까운 이 부회장으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국정농단 재판만 해도 지난 9일에 이어 23일과 30일에 공판 기일이 잡혀 있는 등 한달새 3번이나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
사법리스크는 인수합병(M&A) 등 경영상 중요한 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9조원에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M&A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최근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인수하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현재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 국내 최대 기업 그룹을 경영하는 이 부회장의 어려움은 커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삼성의 사업에도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삼성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재판은 법원의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판단은 재판부가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재판의 장기화는 삼성의 미래뿐만 아니라 향후 국가 경제, 그 어떤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퍼팩트(per-Fact)는 ‘사실에 대해’라는 의미로 만든 조어로 사실을 추구한다는 마음을 담겠다는 의미입니다.